“경제사절단 동행 직후 캄보디아 사업 급증”…희림 특혜 의혹, 특검 압수수색 확대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의 캄보디아 사업 확대를 둘러싸고 특검과 기업 간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사업 연루 의혹에 특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피의자 기업과 윤석열 전 대통령 측간 갈등이 정국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잇따른 경제사절단 동행과 그 직후 계약 급증 현상이 맞물리며 ‘윤 정부 특혜’ 논란은 다시 불거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1일 서울 강동구 희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경제사절단 참가와 캄보디아 현지사업 확대 간 경위와 연관성에 주목했다. 특검팀은 희림 글로벌사업본부 및 임원실 등 핵심 부서에 대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통일교와 희림 간 청탁 의혹 실체 규명, 김건희 여사 관련 금품 전달 경위 등 첨예한 쟁점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희림 측은 "2019년 프놈펜 신공항 프로젝트 관리(PMC) 용역을 수주해 이미 역량을 인정받아 추가 계약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희림이 2023년 1월 윤 전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 동행 이후, 4월과 6월 미국, 베트남 등 대통령 순방길에도 참여했으며, 직후 7월에 캄보디아 공항 투자사(CAIC)와 140억원 규모 PMC 계약을 추가로 체결한 점이 주목되고 있다.
특검팀은 대통령 공식 일정에 동행 후 캄보디아 사업 규모가 확대된 배경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구체 경위를 추적 중이다. 또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사업 자금 확보를 위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희림에 청탁한 정황,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샤넬가방 전달 의혹 등도 수사가 집중되는 포인트다. 윤씨의 문자 메시지와 같이, "큰 그림을 함께 만들어보자"며 희림 대표를 언급한 내용이 포착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희림 측은 "프놈펜 공항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었으며, 전성배씨가 먼저 회사를 찾아와 윤씨를 소개했다"면서 "청탁이나 로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윤석열 정부 기간 어떠한 특혜도 없었으며, 해당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희림의 공공 수주 실적 역시 정권 영향이 전혀 없다는 설명도 내놨다.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정부 관련 공사 수주액 1천800억원, 윤 전 대통령 취임 전인 2019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관급 공사 수주액 600억원 등 규모 차이가 확인됐으나, 희림 측은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수주 총액이 2천300억원을 넘었고,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도 7차례나 이뤄졌다"며 정권 특혜설을 재차 반박했다. 경제사절단 선정 역시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정해진 기준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특별검사의 집중 수사가 정계·재계 유착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조명하는 한편, 야권은 특혜 의혹 규명을 거듭 촉구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여권에선 "정치적 의도에 휘둘려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진실 규명 필요성이 제기되며, 수사의 향방에 여론의 이목이 쏠린다.
한편, 국회는 희림 특별조사 결과와 수사 경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후 여야 간 추가 증인 채택, 국정감사 증언서 요청 여부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치권은 압수수색 후 이어질 특검의 추가 조사와 정부·민간 기업 간 유착 실태를 둘러싼 논란에 대비,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