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은 증권 아니다”…미국 법원 최종 판결, 암호화폐 규제 변곡점
현지시각 8일, 미국(USA)에서 블록체인 기업 리플랩스(Ripple Labs)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장기 소송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양측은 공동으로 항소 취하에 합의해 2020년 12월부터 이어진 법정 공방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과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에 법적 명확성을 제공하며, 증권 규제 범위에 대한 국제적 논의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리플이 발행한 XRP 토큰의 법적 성격이었다. SEC는 XRP가 미등록 증권이라 주장하며 자금 조달 행위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리플은 XRP가 결제용 디지털 자산임을 강조하며 맞섰다. 2023년 7월 미국 연방지법 아날리사 토레스(Analisa Torres) 판사는 개인 투자자 대상 XRP의 2차 거래는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해, 암호화폐 시장 규제의 판례를 남겼다.

이 같은 결론은 리플이 미국 내에서 사업을 확장할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자사의 주문형 유동성(ODL)과 글로벌 결제사업 강화에 호재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리플의 파트너십 확대 및 기관 도입 가속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주요 거래소와 투자자들은 2023년 판결 당시부터 XRP 거래에 재진입하는 등 변화가 감지된 바 있다.
당사자인 SEC는 “법원 판단을 존중하나, 디지털 자산 시장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리플 경영진 역시 “규제 명확성이 창의적 생태계 조성에 필수적”이라며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이 같은 합의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규제 당국의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외신들도 “암호화폐 시장의 분기점”(코인데스크), “규제 체계 정립에 전환점”(파이낸셜타임스)이라고 보도하며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암호화폐 법적 지위 논쟁에 실질적 기준이 제시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향후 디지털 자산 규정을 사후 집행에서 포괄적 입법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던 와중, 미국 사법부가 ‘명확한 판례’를 남겼다는 점이 각국 정책에도 참고 자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 종결로 리플은 글로벌 결제 솔루션 시장에서 한층 속도를 낼 기반을 얻게 됐다. 시장 전반적으로도 규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투자와 기술 혁신에 더 많은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판례가 실질적으로 어디까지 적용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