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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5개월만에 탄도미사일 재개”…이재명 정부 첫 대응 시험대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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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 도발을 둘러싸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자, 군당국과 외교라인이 신속 대응에 나서는 한편, 대미·대중 외교전도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이 모험주의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오전 “북한이 동쪽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 8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혼합 발사 이후 167일 만이다. 올 들어서만 다섯 번째로, 올해 북의 무력시위가 점진적으로 재개되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군은 “이번 발사된 미사일의 기종과 사거리 등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등 아시아 주요국 정상들이 곧 한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펼쳐진 점에서 주목받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방한 일정에 발맞춰 군사적 존재감을 드러냄으로써, 대외 협상력을 높이고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해석한다. 일부에서는 “미국 본토 타격력을 과시해 향후 북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전형적 북한식 벼랑끝 전술”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북한이 최근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5’와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등에서 첨단 전략무기 공개를 잇달아 감행한 것 역시 심상치 않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화성-11마’ 미사일은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태의 탄두를 장착해 성능을 높였고, 열병식에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이 처음 베일을 벗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화성-20형은 다탄두 ICBM 기술을 적용해 미국 본토 전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험 발사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긴급히 성명을 내고, 정부의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미동맹 기반의 결연한 안보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안보 리더십을 입증할 중대 기로”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관계국들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한미일 연합 방위체계를 재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중국 외교부 역시 “한반도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한다”고 논평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기술 발전과 점증하는 전략무기 행보는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환경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안긴 상황이다. 정부는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대북 억지력 강화 정책을 검토하는 등, 외교안보 라인 전반의 대응을 예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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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재명#탄도미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