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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치료, 자가면역질환 뚫는다”…큐로셀, 루푸스 임상 승인에 업계 촉각
IT/바이오

“CAR-T치료, 자가면역질환 뚫는다”…큐로셀, 루푸스 임상 승인에 업계 촉각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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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기술이 혈액암을 넘어 자가면역질환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큐로셀이 신약개발 혁신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업계는 CAR-T 플랫폼의 다범위 실용화가 한국 바이오 시장의 성장 기제로 부상할지 주목하고 있다.

 

큐로셀은 1일 CAR-T 파이프라인 ‘안발셀’(CRC01)이 전신 홍반성 루푸스 환자 대상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CAR-T 세포치료제가 자가면역질환을 겨냥해 임상에 진입한 사례다. 지금까지 CAR-T는 주로 혈액암 환자에게 적용됐으나, 미국과 유럽에서는 최근 다양한 중증 자가질환 분야로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CAR-T 치료제 원리는 환자의 면역세포(T림프구)를 추출해 암세포나 비정상 면역세포를 인식할 수 있는 특수 수용체(CAR)를 유전자 조작으로 부착하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질병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기존의 킴리아(노바티스), 예스카타(길리어드)는 혈액암 임상적 효과를 입증한 대표적인 CAR-T 제품이다. 큐로셀의 안발셀 임상 1상은 내약성(약물의 부작용에 대한 신체의 견딤성)과 초기 안전성, 2상은 효능 신호를 중점으로 진행된다. 첫 임상 기관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으로 정해졌으며, 추가 의료기관도 참여한다.

 

전신 홍반성 루푸스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전신 장기와 조직을 공격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특히 중증 단계 환자 일부는 기존 약물과 면역억제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크다. CAR-T는 한 번 투여만으로도 과활성화된 면역세포를 대체·제거할 수 있어, 반복 치료 피로도가 높은 환자 군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으로도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CAR-T 적용 임상 연구가 미국, 독일 등에서 시도되고 있다.

 

큐로셀의 안발셀은 이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혈액암의 일종) 임상 2상을 마치고, 현재 식약처에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있어 기술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이번 임상계획 승인으로 혈액암을 넘어 자가면역질환까지 치료 범위를 넓혀 중증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CAR-T 기술의 자가면역질환 적용이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 임상 데이터의 축적과 규제 당국의 평가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몇 년 사이 미국 FDA와 EMA(유럽의약품청)는 CAR-T 치료제의 새로운 적응증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자가면역질환 CAR-T 치료제 상용화가 현실화된다면 바이오산업 경쟁력과 희귀난치질환 치료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산업계는 CAR-T 기반 혁신치료제가 실제 현장에 자리잡으며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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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셀#car-t#루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