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80조6천억 원 돌파”…증시 상승에 빚투 24조 원 넘어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자예탁금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집계 결과, 투자자예탁금은 80조6,257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800선을 처음 돌파하며 증시 대기 자금이 크게 유입된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예치된 투자자 보유금액의 총합으로, 투자 심리와 앞으로의 주가 전망을 반영하는 대표 지표다. 이번 수치는 지난 13일 종전 최고치였던 80조1,901억 원보다 4,356억 원이나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이 80조 원을 넘긴 건 이번이 두 번째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21년 5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증시 활황과 더불어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빠르게 불어났다. 2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4조551억 원으로 24조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2021년 10월 7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으로, 차입 투자 증가 추세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다만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 9월 13일(25조6,540억 원)에 근접하고 있어 레버리지 투자 확대에 따른 변동성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이 같은 투자 열기에는 청년층과 50~60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무리한 신용거래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지만 빚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 위탁매매 미수금의 반대매매액도 13일 39억3,000만 원에서 17일 108억6,000만 원으로 늘었다가 20일에는 55억 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등 변동성 확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시 활황에 따라 투자 관련 잔고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특히 차입 투자가 확대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투자에 따른 단기 위험 신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장의 수익 추구에 앞서 변동성 확대와 반대매매 위험 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금융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 간 균형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