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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본격화”…신라젠, FDA에 IND 변경 신청
IT/바이오

“항암제-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본격화”…신라젠, FDA에 IND 변경 신청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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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개발 경쟁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임상에서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바이오 기업 신라젠은 16일 자체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과 글로벌 제약사 비원메디슨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을 병용하는 임상시험계획(IND) 변경 승인을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신라젠이 양국 동시 임상을 추진하며 고형암 및 혈액암 분야 신약 시장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정의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임상은 2024년 1월 체결된 비원메디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기반한다. 신라젠은 글로벌 플랫폼 제약사인 비원메디슨으로부터 티슬렐리주맙을 무상 공급받아,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 BAL0891 병용 임상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BAL0891은 스위스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itotic Checkpoint Inhibitor, MCI)로, 종양의 성장에 중요한 인산화 효소인 PLK1과 TTK를 동시에 저해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이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세포 분열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표적 2개를 동시 조절함으로써 종양 증식 억제 효과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현재 BAL0891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적응증을 기존 고형암에서 최근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등 혈액암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비원메디슨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은 PD-1 표적 작용 기전으로, 식도암·비소세포폐암·간세포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임상 효능을 확인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번 병용 임상은 BAL0891과 티슬렐리주맙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충족 의료수요가 매우 높은 난치성 고형암 분야 치료 옵션 다변화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특히 이번 협업 구조는 국내 사기업과 글로벌 바이오테크의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로 언급된다. 병용 임상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비원메디슨은 임상 진행에 필요한 티슬렐리주맙을 무상 제공하며 미국과 한국 양국을 동시 임상 거점으로 삼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유사분열 억제제 기반 신약과 면역항암제 조합 경쟁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화이자·머크, 중국 잔둬 바이오 등도 비슷한 병용 임상 파이프라인을 진행 중이나, PLK1과 TTK 2중 저해 방식의 계열 내 최초 임상은 드문 사례다.

 

임상시험계획 변경에 따라 양국 규제당국의 IND 승인이 빠르면 2024년 하반기 안에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 임상 2상 진입 이후에는 난치성 고형암 환자 대상 대규모 글로벌 피보탈 임상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복합 면역항암제 임상 확대로 인한 데이터 관리, 부작용 모니터링, 식약처 및 FDA의 안전성 기준 강화 등 규제 요인도 만만치 않다고 평가한다.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병용 임상을 동시 진행하는 사례가 아직까지 다수는 아니었던 만큼,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도전이 국내 바이오기업의 신약 개발 글로벌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혁신 신약의 임상 경쟁 속도와 후속 상용화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글로벌 역량과 규제 대응체계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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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bal0891#티슬렐리주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