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트리플 스틸 허용”…감보아, 삼성전 장단점 공존→롯데 뼈아픈 데뷔전
스포츠

“트리플 스틸 허용”…감보아, 삼성전 장단점 공존→롯데 뼈아픈 데뷔전

박진우 기자
입력

저무는 5월 저녁, 대구 라이온즈파크엔 긴장감이 맴돌았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감보아의 첫 등판을 응원하며 설렘과 불안을 동시에 품었다. 강렬하게 던진 초구에 관중이 숨을 죽였고, 시계바늘은 서서히 감보아를 감쌌다. 어느 한순간, 낯설고 폭발적인 구위가 마운드를 압도하는 듯했지만, 트리플 스틸을 허용하는 장면은 모든 표정을 바꿔놓았다.

 

27일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와 삼성의 맞대결에서 감보아는 선발투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4와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1사구 9탈삼진 4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최고 시속 155km에 이르는 직구는 삼성 타석을 긴장시켰고, 1회말 김지찬을 루킹 삼진으로 솟구치게 한 순간은 감보아 데뷔전의 기대감을 적셨다.

“트리플 스틸 허용”…감보아, 삼성전 장단점 공존→롯데 뼈아픈 데뷔전 / 연합뉴스
“트리플 스틸 허용”…감보아, 삼성전 장단점 공존→롯데 뼈아픈 데뷔전 / 연합뉴스

삼성 타자들은 초반 변화가 낯선 감보아의 강속구 앞에서 타이밍을 조절했다. 그러나 2회 초, 무엇보다 변화구 제구가 흔들리는 장면은 경기의 흐름을 가르고 있었다. 연거푸 오른쪽 타자에게 낮은 변화구가 높게 들어가자, 박승규와 이성규가 잇따라 출루에 성공했다. 2사 만루에서 김지찬의 내야 땅볼이 절묘하게 빠져나가며 실점을 내줬고, 롯데 내야 수비 실책까지 나오며 위기가 이어졌다. 투구 준비 동작이 길어진 순간, 삼성의 발빠른 주루 플레이가 빛났다.

 

그러다 2회말 김성윤 타석에서 모든 이목이 쏠렸다. 3루 주자 이성규가 과감하게 홈을 훔쳤고, 동시다발로 트리플 스틸이 완성됐다. KBO리그 사상 아홉 번째로 기록된 장면이었다. 감보아는 그 뒤 흔들려 폭투까지 허용하며 점수를 더 내줬다. 데뷔전이었지만 베테랑 타선과 맞서며 생생한 KBO 무대의 현장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하지만 감보아의 강점도 분명했다. 3회와 4회를 단단하게 막아내며 직구 위주로 변화를 시도했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테스트했다. 89구의 투구 속엔 적응과 도전의 서사가 어우러졌다. 팬들은 “구위만큼은 리그 최고”, “제구만 보강하면 새로운 롯데의 에이스가 될 것”이라며 각기 다른 기대와 걱정을 쏟아냈다.

 

패배의 쓴 맛은 남았지만, 감보아는 이날 데뷔전에서 잠재력과 숙제를 동시에 마주했다.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순위 싸움에서 잠시 고개를 떨궜지만, 홈 3연전 반등을 바라본다. 야구장의 저녁 공기처럼 서늘하고 묵직한 현실을 온전히 헤쳐나갈 순간은 아직 남아 있다.

 

저마다 마음을 다잡으며, 관중도 선수도 어둑한 밤을 건넜다. 감보아와 롯데 자이언츠의 다음 경기는 주말 홈 구장서 펼쳐질 예정이다. 팬들의 응원과 팀의 새로운 내일이 그곳을 기다린다.

박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감보아#롯데자이언츠#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