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 김성원, 삶을 담은 목소리”…세월과 투병의 기록→3주기 추모 물결
변함없이 단정한 목소리와 선 굵은 연기로 시대의 풍경을 담아냈던 김성원. 그는 ‘파리의 연인’에서 깊은 울림을 남긴 뒤,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조용히 채운 배우였다. 익숙하게 마음을 쓰다듬던 그의 연기는 오늘, 사망 3주기와 함께 다시금 시청자들의 마음에서 되살아난다.
김성원은 2022년 방광암 말기 판정 이후 어렵고 고된 투병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긴 병마와 사투하면서도 변함없이 품위를 지킨 그의 뒷모습은 동료 배우들에게는 물론 수많은 팬들에게도 진한 여운으로 전해졌다. 1937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서라벌예대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한 그는, 연극무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우와 방송, 드라마까지 폭넓게 발자취를 남겼다.

1957년 CBS 성우 2기로 데뷔한 그는 TBC 개국 당시 연기자로 발탁돼 ‘여보 정선달’의 주인공 정선달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귀엽거나 미치거나’, ‘브라보 마이 라이프’, ‘웃어라 동해야’ 등에서 회장과 사장 역으로 무게감을 더하였고, 김은숙 작가의 ‘파리의 연인’에서는 한성훈 회장 역으로 최고 시청률 57.6%라는 기록을 함께 했다. 강단 있는 목소리와 품격 있는 연기로 수많은 인물 속에 삶을 빚어냈던 그는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서울뮤지컬진흥회 고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후배들을 격려하며 예술계 발전에 헌신했다.
고인은 마지막 작품으로 2013년 MBN ‘대한민국 정치비사’에 출연한 이후 조용히 대중의 곁을 떠났다. 생전 출연작마다 진실한 눈빛과 잔잔한 울림을 새긴 김성원, 그의 3주기를 맞아 동료들과 팬들이 다시 한 번 그를 추억한다. 한 시대를 살아냈던 김성원의 깊고 단단한 서사는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목소리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