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대 급락”…AI 거품 논란에 기술주 조정 우려
코스피가 5일 장중 6% 넘게 급락하며 3,800선 초반까지 밀렸다.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미국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국내 투심을 급랭시킨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장기 상승장 이후 단기적 조정 국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가 이날 발표한 ‘국내 긴급 시황: 시장 하락 배경 점검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전날 대비 6.16% 급락한 3,867.81까지 떨어졌다.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변동성이 커졌다.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진 데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486.09포인트(2.04%) 하락한 23,348.64로 마감한 점이 하락폭을 키웠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기술주 실적 부담, 글로벌 투자은행(IB) CEO들의 조정 시사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한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12~24개월 내 10~20% 증시 조정 가능성’을, 모건스탠리 테드 픽 CEO도 ‘10~15%의 조정은 정상적 흐름’이라고 밝히며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팰런티어 등 AI주 중심의 밸류에이션 부담, 글로벌 CEO들의 하방 경고, 기술주 차익실현 등 복합 이슈가 이번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원 연구원은 “미국발 AI 버블 우려가 반영되면서 대형주 위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고 해석했다.
증권가는 그러나 중장기 추세적 하락 전환으로 확대 해석하지는 않았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998~1999년 강세장에서도 평균 -12%의 단기 조정이 있었으며,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순이익이 285조4,000억 원으로 10주 연속 늘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에서는 이익 추정치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역시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겠으나, 10월 반도체 수출 및 메모리 가격 강세 등 한국 기업의 이익 전망은 우호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원 연구원은 급등 업종 중심의 조정이라고 진단하며, 연내 자사주 의무 소각 도입 등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같은 정책 모멘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일수록 기초 체력인 기업 이익 전망과 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서는 변동성 속에서도 실적 개선 지속 여부와 정책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을 지나 단기 조정 이후의 시장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