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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볼넷 허용”…두산 김택연, NC전 조기 강판→마무리 신뢰 흔들
스포츠

“8회 볼넷 허용”…두산 김택연, NC전 조기 강판→마무리 신뢰 흔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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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찬 표정으로 공을 던지던 두산 베어스 김택연의 모습은 잠실야구장 상공에 흐르는 비구름처럼 무거웠다. 8회 2사, 마운드를 지키라는 사인과 함께 시작된 진검승부. 하지만 볼넷 한 개로 분위기는 단숨에 바뀌었고, 벤치의 마음은 다시 흔들렸다.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이 23일 저녁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초반부터 기세를 올린 두산은 1-0으로 앞선 8회 초, 마운드 운용에 고심을 더했다. 이승엽 감독은 NC의 추격 흐름이 감지되자 김택연을 투입했다. 올 시즌 21경기에서 7세이브, 평균 자책점 3.38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신인왕의 위용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 순간이 중요해 보였다.

“8회 볼넷 허용”…두산 김택연, NC전 조기 강판→마무리 신뢰 흔들 / 연합뉴스
“8회 볼넷 허용”…두산 김택연, NC전 조기 강판→마무리 신뢰 흔들 / 연합뉴스

그러나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택연은 한순간 흔들렸다. 곧바로 NC 김주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벤치는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 이승엽 감독은 주저 없이 최지강으로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어 최지강은 권희동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주며 경기는 원점이 됐다.

 

마운드에 남겨진 김택연의 무거운 뒷모습에는 최근 흔들리는 경기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 동점 투런포, 그리고 10일 NC전에서 역전 홈런을 허용한 기억은 여전히 명확하다. 최근에는 세이브 상황이 아닌 시점에도 등판하며 마무리 보직의 무게감을 다시 시험받고 있다. 22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15일 만에 가까스로 세이브를 챙겼으나, 1실점하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남겼다.

 

이승엽 감독의 선택 역시 쉽지 않다. 경기 전 "아직은 마무리 복귀가 확정된 게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고, 경기 후에도 마무리 보직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필승조 운용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진 가운데, 두산의 뒷문 불안은 팬들의 속을 타게 만들고 있다.

 

마무리 보직을 두고 김택연과 최지강 등 젊은 투수들의 치열한 경쟁은 계속된다. 투수진 재편과 결정의 무게감 속에서, 잠실 야구장의 밤은 오늘도 오래 남았다.

 

다시 시작된 두산의 뒷문 시험. 상위권 도약이 필요한 시점에서 김택연의 부활이 간절해지는 순간이다. 야구는 기록 너머의 심장을 보여준다. 경기장의 조명 아래, 팀을 위한 무거운 한 투구의 떨림을 곱씹게 되는 밤. 프로야구 두산과 NC전의 장면은 이날을 지나는 모든 이들에게 길고 조용한 질문을 남겼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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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이승엽#두산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