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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지 10개월 만에 톱3 복귀”…멕시코 오픈 3위→부활 예감 짙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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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지 10개월 만에 톱3 복귀”…멕시코 오픈 3위→부활 예감 짙어져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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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주변 공기는 어느 때보다 차분했고, 골프백을 짊어진 강혜지의 걸음은 지난날 복잡했던 마음을 내려놓은 듯 가볍게 보였다. 자신에게 실망했던 모든 순간을 딛고, 강혜지는 다시 자신만의 무대로 돌아왔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차분히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는 순간, 길게 이어졌던 긴장감은 환호로 바뀌었다.

 

강혜지는 멕시코 킨타나오로주 플라야 델 카르멘의 엘 카말레온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멕시코 오픈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 3위에 올랐다. 1~3라운드 18번 홀에서 이글 2개, 버디 1개를 올린 데 이어 마지막 날도 기분 좋은 버디로 마무리했다.

“10개월 만에 톱3 복귀”…강혜지, 멕시코 오픈 3위→부활 신호탄 / 연합뉴스
“10개월 만에 톱3 복귀”…강혜지, 멕시코 오픈 3위→부활 신호탄 / 연합뉴스

경기 초반 연속 보기로 흐름이 끊기는 듯했으나, 11번과 13번, 그리고 18번 홀에서 의미 있는 버디를 보태며 집중력을 되찾았다. 지난해 컷 탈락만 13회였던 강혜지는 올 시즌 연속 컷오프라는 아픔 속에서도 이번 대회를 통해 약 10개월 만에 톱10, 그리고 3위 입성에 성공했다. 슬럼프를 뒤로한 채 살아난 자신감이 투혼의 무대를 만들었다.

 

강혜지는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동료들의 좋은 플레이를 보며 평정심을 되찾았다”며 “운이 따랐다기보다 평소대로 내 경기에 집중했다”고 소감을 전달했다. 이날은 행운의 미니언즈 양말이 함께했으며, 밝은 표정 속에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는 일본 신예 이와이 치사토가 차지했다. 이와이는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치며 최종 12언더파 276타로 LPGA 데뷔 3개월 만에 첫 우승을 품었다. 첫 9홀에서만 5개의 버디를 쓸어담은 과감한 공격이 인상 깊었다. 이와이 아키에 등 국내외 선수들 역시 공동 16위 등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LPGA는 올해만 신인 선수 세 명이 우승을 차지하며 이전과는 또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케다 리오와 잉리드 린드블라드에 이어, 이와이가 신인왕 포인트 2위로 도약하며 또 다른 세대 교체의 문을 열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최혜진, 이소미, 신지은이 공동 4위로 선전했다.

 

골프장의 바람을 따라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모든 결과는 다시 일어선 이들에게 웃음을 전해준다. 강혜지는 “좋은 기운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며 남은 대회에 대한 새로운 다짐을 내비쳤다. 긴 침묵 끝에 되찾은 빛, 그 여운은 팬들의 마음에도 오랫동안 머물 것 같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강혜지의 향후 행보는 시즌 톱10 재진입을 향한 새로운 에너지와 함께 다음 대회에서도 이어진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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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지#멕시코오픈#이와이치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