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홀 노보기 독주”…백무곤, 챌린지투어 첫 정상→14언더파 새 역사
차분한 집중력과 소년의 집념이 교차했다. KPGA 챌린지투어 7회 대회의 무대에서 백무곤은 단단한 표정으로 36홀을 관통했다. 적막을 가른 마지막 파 퍼트가 홀컵에 잠기던 순간, 벅차오른 환희가 연못처럼 그린 위에 번졌다.
23일, 충청남도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코스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백무곤은 1, 2라운드 모두 3언더파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128타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가 기록한 36홀 노보기는 그 어떤 방심도 허락하지 않은 집중력의 증명이었다. 챌린지투어 일반부 첫 우승이란 타이틀은 이러한 꾸준함과 성장의 결실로 남았다.

오랜 시간 축구 선수로 달렸던 유년기를 지나, 고등학교 2학년이 돼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로 전향한 백무곤의 이력은 특별함을 더한다. 2021년 KPGA 회원으로 첫 걸음을 내디딘 이후, 도전과 기다림은 결코 짧지 않았다. 최근에는 대기 선수 신분으로 KPGA 투어 무대에 올라 단숨에 공동 47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백무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골프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항상 뒤처진 듯한 기분이 강했다. 빠른 시간 내 우승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시즌 준비 과정에서의 퍼트 훈련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오랜 묵묵함이 담긴 덤덤한 소감과 함께,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긍정이 베어 있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백무곤은 KPGA 챌린지투어 내에서 새로운 우승자로 이름을 새겼다. 시즌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점, 14언더파의 기록과 무결점 플레이는 남은 투어 일정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예고했다.
언제나 맑은 하늘만 허락되는 법 없는 챌린지투어의 라인 위에서, 백무곤은 자신의 오늘에 대한 성실한 답을 남겼다. 나지막이 깔린 벙커의 그림자와 잔디 위 긴 호흡은 앞으로의 시간을 약속했다. KPGA 챌린지투어의 또 다른 라운드는 6월로 예정돼 있어, 백무곤의 불씨가 언제 다시 타오를지 궁금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