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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무대서 ‘평화·민주주의’ 37회 강조”…이재명 대통령, 대한민국 역할론 천명
정치

“유엔 무대서 ‘평화·민주주의’ 37회 강조”…이재명 대통령, 대한민국 역할론 천명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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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충돌의 현장인 유엔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다자외교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내건 이 대통령의 목소리가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한 논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정상들 앞에서 울려 퍼졌다. 연설 도중 ‘빛의 혁명’과 ‘엔드(END) 이니셔티브’ 언급, 그리고 연설에서 강조된 단어 빈도가 공개되며, 외교 전략의 변화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에 이은 7번째 연설자로 나섰다. 대한민국 태극기 배지를 가슴에 단 그는 20분간 준비된 연설을 차분한 어조로 읽어 내려갔다.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22분 연설과 비슷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2년 유엔총회 연설보다 길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국제사회에 복귀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한반도 대결 종식의 방안으로 교류·관계 정상화·비핵화를 아우르는 ‘엔드 이니셔티브’를 공식 제안했다.

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극복한 대한민국이 유엔정신의 성취를 세계에 보여준 역사적 현장”이라며, ‘빛의 혁명’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들었던 오색빛 응원봉처럼, 국제사회와 유엔이 인류 미래에 희망의 등불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 증명한 길에 답이 있다. 더 많은 민주주의”라며,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들어 올려 의지를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은 연설 시간 동안 ‘대한민국’을 33회, ‘평화’를 25회, ‘민주주의’를 12회, ‘한반도’를 8회 언급했다. 한반도 관련 주제에서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점과 북한에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된 순간과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 선언 대목,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부분에서 각국 정상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총회 데뷔를 두고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여권 일부 인사들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복귀 선언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했고, 야권에서는 “실제 한반도 평화 달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교 전문가들 역시 “엔드 이니셔티브가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평화와 민주주의의 새로운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할지, 그리고 한반도 정세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향후 ‘엔드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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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유엔총회#엔드이니셔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