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용 로봇 실증”…디든로보틱스, 삼성중공업에 ‘디든 30’ 공급 계약
조선업 현장 자동화를 이끌 첨단 로봇이 국내 조선소에서 본격 적용된다. 10월 1일 KAIST 박해원 교수 연구팀 창업기업인 디든로보틱스가 삼성중공업과 자율보행 로봇 ‘디든 30’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조선업계에서 복잡하고 고위험 환경에 대응한 4족 보행 로봇 실증 사례가 나온 셈이다.
‘디든 30’은 자율주행과 자석 기반 발 구조로 벽, 천장을 기어다니며 용접·도장·검사 등 자동화 작업을 수행한다. 실제 조선소 현장에서 철제 보강재를 넘어서는 테스트를 통과하는 등 실용성과 안정성을 현장에 입증했다. KAIST 연구팀은 좁은 공간에서도 거미처럼 이동 가능한 관절 구조와 액세스홀 등 조선소 환경에 맞는 이동 성능을 지속 개선 중이다. 영상에 공개된 현장 데모에서는, 로봇이 유연하게 자세를 바꿔 용접 토치를 운용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디든로보틱스는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HD현대삼호,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과도 조선업 자동화 협력을 확대하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섰다. 김준하 디든로보틱스 대표는 “현장 테스트를 통해 혁신적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받았다”며 “국내 조선업 자동화의 실질적 전환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차세대 2족 보행 로봇 ‘디든 워커’ 시제품 완성도 예고됐다. 이 로봇은 3D 시각 인식과 자체 AI 학습플랫폼 ‘디든 월드’를 결합한 완전자율 보행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복잡한 산업 환경에서 용접 자동화에 특화될 예정이다.
한편, KAIST의 또 다른 창업기업 유로보틱스는 외부 센서 없이 내장 정보만으로 이동하는 ‘맹목 보행 제어기’를 개발해 10월 국제 학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KIST와 LG 역시 연말 피지컬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공개 계획을 밝히는 등 산업현장용 로봇 시장의 혁신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향후 관련 기술 상용화와 국내 조선업 경쟁력 제고를 둘러싼 기업 간 개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