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라차망갈라 물들인 파도”…3만 엔진 열기→태국 밤을 뒤흔들다
뜨거운 조명이 비추는 라차망갈라 내셔널 스타디움 위, 엔하이픈이 던진 단 한 곡이 촘촘히 포개진 함성의 파도와 섞여 밤하늘로 번졌다. 태국 방콕을 찾은 3만 명의 팬들은 일렁이는 스테이지와 거대한 음악의 흐름에 자신을 온전히 내준 듯했다. 엔하이픈은 핸드 마이크를 쥔 손끝 하나까지 세심하게 감정을 실었고, 수만 명은 그 미세한 진동까지도 맞춰 호흡하며 공기를 달궜다.
이 날 ‘워크 더 라인’ 투어의 방콕 무대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 치의 정적 없이 이어졌다. 무대에 오르자마자 엔하이픈 멤버들은 강렬한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했다. 매 곡마다 변화하는 조명과 퍼포먼스가 계절을 갈아입듯 섬세하게 펼쳐졌고, ‘디자이어 : 언리시’의 타이틀곡 ‘배드 디자이어’가 시작되자 함성은 한층 더 거세졌다. 팬덤 엔진의 떼창은 공연장을 빈틈없이 채웠으며, 멤버들의 움직임 역시 조명의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각종 유닛 무대에서는 피아노와 기타 연주가 더해지고, 어둠을 헤치는 선율 위에 목소리가 얹히며 색다른 감미로움을 선사했다. 엔하이픈은 공연이 끝난 뒤 “엔진의 힘으로 이 무대가 완성됐다”고 고마움을 전했고, 팬들과의 물리적 거리마저도 하나의 약속 같은 온기로 채워졌다.
무대 밖 방콕 역시 엔하이픈의 열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도시 곳곳에서는 지하철, 쇼핑몰, 호텔 등 다양한 공간에 엔하이픈의 상징적 이미지와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한 곡의 시작이 도시의 축제가 됐고, 음악은 일상의 곳곳에 녹아 들어 새로운 문화의 지평을 열었다.
3시간이 넘는 환희가 절정에 달했을 무렵, 팬들은 단지 공연이 끝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도시의 밤은 엔하이픈과 엔진이 약속한 미래를 떠오르게 했고, 한순간의 열정은 오래도록 방콕 곳곳에서 울렸다. 월드투어 ‘워크 더 라인’이 선사한 스타디움 공연은 도시에 깊은 흔적을 남긴 채 또 다시 다음 만남을 예고했다.
엔하이픈의 월드투어 ‘워크 더 라인’ 대규모 방콕 스타디움 공연은 이 같은 뜨거운 여운을 남기며 성황리에 마무리됐고, 현지와 글로벌 음악 팬들의 관심 속에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