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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씨티 등, 스테이블코인 실험 착수”…미국 대형 은행 연합, 금융 지형 흔들다→입법 변수 촉각
국제

“JP모건-씨티 등, 스테이블코인 실험 착수”…미국 대형 은행 연합, 금융 지형 흔들다→입법 변수 촉각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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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금융가 거리에는 새로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은행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오래도록 전통을 자랑해왔던 이들 은행은, 얼리 워닝 서비스와 클리어링 하우스 같은 첨단 결제 네트워크와 손을 맞잡고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이라는 미지의 항로에 시동을 걸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서 드러난 이 움직임은, 묵직한 예금의 중량감과 실리콘밸리의 노도와도 같은 혁신 사이,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시대를 여는 신호탄처럼 들린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모든 계획이 아직은 담담한 설계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인정한다. 핏줄처럼 얽혀 있는 미국 의회의 스테이블코인 입법, 그리고 산업 내 잠재적 수요가 이 결정의 향방을 좌우할 것임을 내비쳤다. 스테이블코인, 곧 달러나 유로 등 법정통화 혹은 미 국채에 그 가치를 연결하며 가격 변동성을 억제하는 이 디지털 자산은, 이미 가상화폐 시장에서 ‘디지털 달러’이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현금 저장에서부터 실시간 해외 송금, 다양한 토큰 교환까지,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매혹의 도구가 돼가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논의…입법 및 수요가 변수
미국 대형 은행, 스테이블코인 공동 발행 논의…입법 및 수요가 변수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예금 시장의 바탕을 뒤흔들 것을 우려해왔다. 기술기업과 유통의 거인들이 앞다투어 진출하려는 이 시장에, 자신들의 존재감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팽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2023년,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플랫폼을 열고, 올해 ‘USD1’이라는 고유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 일은 그런 변화의 속도를 가늠케 한다.

 

지금 미국 의회에서는 ‘지니어스 법안’이라는 이름 아래, 비금융 상장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마음껏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치가 상원 절차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의 바람과 달리,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전면적으로 묶어둘 나무팻말은 아직 내걸리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대로,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한층 허물어지는 시류 앞에서, 투자자들은 긴장을 감출 수 없다.

 

이 변화의 물결은 단지 미국 경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규제의 방향, 시장의 질서, 소비자의 선택과 미래의 화폐 감각 모두가 뒤따라 변화를 맞게 된다. 전통과 혁신이 겹치는 순간, 국제사회는 이 새로운 실험이 불러올 파급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입법과 시장의 숨가쁜 줄다리기 속에, 세계 금융의 시계는 오늘도 다층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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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organ#스테이블코인#미국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