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로 평양 방문 희망”…박지원, 김영남 애도하며 정부에 파견 요청
남북관계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영남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별세에 깊은 조의를 표하며 정부에 대북 특사 파견을 자청했다.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남북 조문 사절 외교가 재개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11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김영남 전 상임위원장의 유족과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제가 조문 사절로 평양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상임위원장에 대해 “훤칠한 키에 미남, 조용한 외교관 출신으로 저와는 10여 차례 만났고, 김정일·김정은 두 위원장께서도 그를 깍듯이 모시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박 의원은 과거 남북 간 조문 사절 외교의 전례를 상기시키며 특사 파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DJ) 서거 당시 북한에서도 김기남 비서 등 조문 사절단이 왔고, 김정일 위원장 조문 사절로 고 이희호 여사께서 다녀오셨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에도 남북 화해의 의미에서 특사의 파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도 특사를 받아들이고, 우리 정부도 박지원을 특사로 보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께도 국회에서 직접 말씀드렸으며, 오후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국정원장에게도 같은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 조문 사절 외교 복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서 6·15 남북정상회담의 막후 성사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또 2014년 DJ 서거 5주기 당시에도 북한이 보낸 화환을 수령하고, 같은 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3주기 때는 이희호 여사 명의의 조화를 북측에 전달하며 방북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박 의원의 특사 자청이 정부와 북한 모두에 대화와 신뢰 복원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현 국면에서 남북 상황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는 분위기다.
국회는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 논의를 중심으로 여야 간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와 북한의 호응 여부에 따라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