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공천개입 핵심 김영선 특검 출석”…김건희 소환 앞 고강도 조사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을 둘러싼 검찰과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핵심 피의자 신분으로 4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6일로 예정된 김건희 여사 소환을 앞두고 김 전 의원이 특검 사무실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은 데 따라, 여야 간 진실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영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17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의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석에 앞서 그는 건물 입구에서 약 15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내 회계 담당직원이던 강혜경씨가 선거자금을 횡령했다”며 특검팀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 씨는 공천개입 의혹의 최초 제보자이자, 현재 김 전 의원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도 갈등을 빚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검팀은 사전 협의 없이 열린 기자회견을 제지했으나, 현장 분위기를 고려해 허용했다.

수사의 핵심은 2022년 재보궐 선거와 2024년 총선에서 불거진 공천개입 의혹이다.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명태균 씨 등과 얽힌 ‘불법 여론조사 결과 제공’, 공천 영향력 행사 의혹이 모두 특검의 수사 대상이다. 2022년 5월 9일자 녹취록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 명 씨에게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내부 논의 상황을 언급하는 장면이 드러났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상현이(윤한홍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하겠다.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해, 공천 과정 실질 개입 논란에 불을 붙였다.
김 여사 역시 작년 4·10 총선에서 김상민 전 검사 지원 의혹으로 추가 조사 대상에 올랐다. 명 씨는 “김 여사로부터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최근 압수수색과 잇단 소환조사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영선 전 의원, 윤한홍 의원, 김상민 전 검사 등 관련 인사들의 자택과 사무실을 상대로 강제수사가 진행됐으며, 명태균 씨 역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양일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2일에는 ‘친윤’으로 분류됐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 공천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및 김 여사의 영향 여부를 집중 추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총선 정국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여야는 각 진영의 책임론, 수사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천 의혹 실체가 규명될 경우 향후 정치권 전체의 신뢰와 도덕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검팀은 오는 6일 김건희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일정과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정국은 추가 조사 결과와 정치권 대응에 따라 새로운 격랑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