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아프간 국경검문소 37일 폐쇄”…무역 35% 급감, 장기 갈등에 지역 경제 충격
현지시각 기준 17일, 파키스탄(Pakistan)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양국이 지난달 무력 충돌 이후 실시한 국경검문소 폐쇄를 37일째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치는 연간 1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양국 무역의 약 35% 급감을 초래하며, 국경 지역 경제와 주요 상권, 운송업계 등에 심각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
문제의 촉발은 지난달 초 파키스탄 군이 아프간 내 파키스탄탈레반(TTP) 은신처를 겨냥해 카불을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아프간 탈레반 당국은 무력 대응에 즉각 나섰고, 이후 스핀 볼다크와 토르캄 등 주요 검문소를 포함한 국경 통행이 전면 차단됐다. 이처럼 양국 국경 마비 장기화로 수천 대 화물트럭이 양측에 발이 묶였으며, 지역 상권은 영업률이 20% 수준으로 급락했다. 현지 상인들은 파산 위기에 놓였고, 트럭 운행 횟수도 정상의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양국의 무역 불안은 이미 지난해에도 두드러졌다. 양국의 연간 무역액은 15억 달러로, 이전 평균 23억 달러에서 크게 후퇴했다. 식량, 의약품, 건설자재 등 필수품목마저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 검문소 봉쇄에 대응해 아프간 탈레반 정부는 추가 압박으로 파키스탄산 의약품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탈레반 측은 “파키스탄 경제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국제사회도 양국간 무역 정상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프간 측이 이란(Iran) 남동부 차바하르항, 중앙아시아, 중국(China) 등 대체 무역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바하르항은 인도가 이란 정부와 협력해 개발·운영하는 인도양의 심해항이다. 이러한 루트 다각화 움직임이 현지 물류시장과 중앙아시아·남아시아 경제권 전반에 미칠 영향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에 대해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지역 경제 안전판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파키스탄과 아프간 양측의 외교·안보적 대립이 실물 경제 악화로 연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양국 무역 재개 여부에 따라 증시 및 물류 연관산업에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국경차단 장기화, 대체 무역로 확대 등이 동남아·중앙아시아 물류 질서에 추가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지 상인들은 “영업 부진이 계속된다면 추가 폐업이나 실업사태가 불가피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국경 봉쇄 사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