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희토류 공급망 강화”…미국, 2조 원 투입해 자국 생산 확대·지분 직접 확보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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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3일, 미국(USA) 정부가 총 2조 원 규모의 대출과 보조금을 동원해 국내 희토류 자석 생산시설 구축 및 관련 기업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결정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촉발된 핵심 광물 공급망 자립화 전략의 일환으로, 방산과 인공지능(AI) 산업 분야의 안정적 조달을 염두에 둔 정책 변화다.

 

이날 불칸 엘리먼츠(Vulcan Elements)와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Rare Element Technologies)는 미국 내 연 1만t 규모 희토류 자석 생산시설 건설에 필요한 파트너십 및 투자 유치 계획을 밝혔다. 전체 14억 달러(약 2조 원) 사업에는 미 국방부가 6억2천만 달러(약 8천800억 원)의 직접 대출, 상무부의 칩스법(Chips Act) 연방 보조금 5천만 달러(약 720억 원), 민간 투자 5억5천만 달러(약 7천900억 원)가 투입된다. 리엘리먼트의 재활용·정제 능력 강화에도 국방부와 민간에서 각각 8천만 달러(약 1천150억 원)가 추가 지원된다.

미 정부, 2조 원 투입해 희토류 자석 생산시설 구축…지분 직접 확보
미 정부, 2조 원 투입해 희토류 자석 생산시설 구축…지분 직접 확보

미국 정부는 기업의 인수합병 및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지분을 직접 취득하거나 신주인수권을 부여받는 방식으로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국방부는 불칸과 리엘리먼트의 워런트(warrant)를, 상무부는 불칸의 5천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확보할 계획이다. 불칸 엘리먼츠는 “100% 국산 희토류 자석 자체 생산 시대가 열렸다”며 생산 내재화에 의미를 뒀다.

 

희토류 자석은 AI·데이터센터, 전기차, 첨단 전자기기, 미사일·드론 등 방산 시스템에 널리 쓰인다. 미국 상무부의 하워드 러트닉 장관은 “자국 생산 가속화와 글로벌 공급망 복귀가 최우선 정책 목표”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엘리먼트의 재활용 기술이 미국 희토류 체계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정부 직접 투자는 미중 무역 갈등과 희토류 수출 통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전략 변화의 신호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에도 MP머티리얼스(MP Materials) 등 주요 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해온 바 있다. 산업계와 시장에선 방위·AI·전기차 등 수요처와 관련 주가, 밸류에이션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와 각 부처는 앞으로도 전략광물 자립과 공급망 내재화에 정책·재정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중국(China) 의존을 낮추는 디커플링(Decoupling) 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자들은 무역 리스크 및 광물 정책 변동성에 대한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공급망 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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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불칸엘리먼츠#리엘리먼트테크놀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