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뇌졸중 위험 5배”…신치료법 ‘펄스장 절제술’ 도입 주목
고령화 사회에서 ‘심방세동’이 주요 부정맥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으로, 뇌졸중과 심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이 있어 최근 국내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2022년 기준 국내 심방세동 유병률은 2.2%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높아졌으며 80세 이상에서는 무려 12.9%까지 치솟았다. 업계와 의료계에서는 고령화 추세가 심방세동 환자 100만 명 시대 진입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미세하게 떨리면서 혈류의 흐름이 저하되고, 그 결과 심장 내 혈전(피떡)이 형성돼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실제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일반인 대비 5배에 달한다. 또한 심장의 펌프 기능 장애로 인해 심부전 및 심장질환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진단은 주로 심전도와 장시간 생활 심전도 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전통적 치료법으로는 항응고제 등 약물치료와 함께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RFCA)’과 ‘냉각풍선 절제술’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술은 부정맥을 일으키는 심장 조직에 열이나 냉을 가해 조직을 태우거나 냉각해 파괴하는 방식이지만, 심장 외부 조직에 영향을 미쳐 식도 손상·폐정맥 협착 등 합병증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시술 시간이 길고, 환자의 신체 조건에 따라 회복이 더딘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펄스장 절제술(PFA)’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 이는 고강도 전기장을 활용해 심장 조직만을 정밀하게 파괴하며, 주변 장기에 미치는 손상이 극히 적은 것이 장점이다. 열이나 냉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 시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RFCA 대비 시술 시간이 절반 이하로 단축된다. “PFA는 합병증 부담은 줄이고 치료 효율은 대폭 높인 차세대 부정맥 시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럽을 중심으로 펄스장 절제술이 빠르게 상용화되며, 미국 FDA 승인을 위한 임상도 확대 중이다. 펄스에너지 기반 부정맥 치료는 의료기기 제조사의 신성장동력이 되면서, 국내 의료기기 업계의 기술개발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치료와 병행해야 할 생활습관 개선도 강조된다. 지나친 음주는 심방세동 발병 위험을 직접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완전한 금주가 권고된다. 흡연 역시 부정맥 및 심혈관계 질환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금연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미미하더라도 조기검진과 맞춤형 치료가 장기 합병증을 줄이는 절대 조건으로 보고 있다.
진은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는 최신 치료를 병행하면, 뇌졸중과 심부전으로의 진행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산업계는 환자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펄스장 절제술과 같은 첨단 기술의 실제 시장 안착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