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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아버지 깜짝 듀엣, 20년의 서사 쏟아졌다”…‘용진’ 서울 콘서트 벅찬 교감→눈을 뗄 수 없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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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아버지 깜짝 듀엣, 20년의 서사 쏟아졌다”…‘용진’ 서울 콘서트 벅찬 교감→눈을 뗄 수 없는 감동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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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공기가 포근하게 감돌던 공연장, 알리의 목소리가 천천히 객석을 일렁였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마이크의 떨림과 오랜 시간 음악에 녹아든 알리의 눈빛은 어느덧 20년의 굴곡진 여정을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했다.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용진’의 서울 무대, 그 마지막 장은 음악과 사랑, 그리고 가족의 따스한 울림으로 채워졌다.

 

첫 시작은 국악 민요 ‘남생아 놀아라’였다. 무대 위에 놓인 에너지와 국악적 흥이 박동치듯 퍼지며 공연장은 순식간에 열기로 가득 찼다. 알리는 ‘Think about you’, ‘지우개’, 하림의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등 담담하면서도 깊은 감성의 곡들로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듯 관객 곁에 다가섰다. 무대 위 시간의 결이 한층 느려지는 듯, 노래로 그려내는 진심이 조용한 파동처럼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알리의 목소리, 20년의 시간과 만나다”…알리·아버지, ‘용진’ 서울 콘서트 감동→팬과 진심 나눈 무대 / 뮤직원컴퍼니
“알리의 목소리, 20년의 시간과 만나다”…알리·아버지, ‘용진’ 서울 콘서트 감동→팬과 진심 나눈 무대 / 뮤직원컴퍼니

곡이 바뀌며 붉은 드레스를 입은 알리는 ‘골목길’을 한층 농염하게 수놓았다. ‘촌스럽게 굴지마’, ‘What is Luv’, ‘뭐 이런 게 다 있어’ 등 알앤비 넘버를 특유의 세련된 보컬로 소화하며 새로운 매력을 쏟아냈다. 퍼포먼스와 목소리 하나에 객석의 함성과 감탄이 점점 겹쳐지며 공연장은 한층 격렬하게 물들었다.

 

1부를 마무리하며 “시간이 너무 빨라 아쉽다”고 전한 알리의 고백, 그 뒤를 이은 2부는 ‘님 그림자’로 담담한 울림을 안겼다. 하지만 이날 콘서트의 진짜 절정은 ‘비상’에서 펼쳐졌다. 예상치 못한 순간, 알리의 아버지가 무대에 올라 딸과 함께 부르는 듀엣은 깊은 감동을 남겼다. 서로를 바라보는 온기 어린 눈빛, 환희로 물든 하모니가 노래를 넘어선 교감을 그렸다. 아버지는 관객들에게 “알리를 더 많이 예뻐해달라”고 당부하며 말할 수 없이 따뜻한 진심을 전했다.

 

이후 ‘사랑이야’, ‘그대여 함께해요’, ‘서약’ 등 오랜 팬들과의 특별한 시간을 음악으로 노래했다. 최근 발매된 신곡 ‘진달래 꽃이 피었습니다’ 무대에선 한층 깊어진 감정선을 여실히 드러냈고, 영상을 자유롭게 공유해도 좋다는 약속으로 무대를 팬과 함께 완성했다. 이어 ‘네잎클로버’ 무대에서는 알리가 객석을 오가며 행운의 선물을 직접 전달해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을 함께했다. 배우 채시라, 오은영 박사, 채수빈, 작곡가 노영심 등 동료 뮤지션과 예술인들도 현장을 찾아 화제를 더했다.

 

알리는 ‘불장난’, ‘APT(아파트)’ 등 다양한 커버와 댄스 퍼포먼스로 무대의 에너지를 완성했다. 대미를 장식하는 ‘내가, 나에게’, ‘환희’,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120분이 넘는 만남 속에서 알리는 음악 너머의 나직한 진심과 뜨거운 감동을 쌓아올렸다. “오늘 같은 순간이 또 하나의 잊히지 않을 추억이 됐다”는 마지막 인사는 오래도록 관객의 기억에 남았다.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자리, 알리가 전한 노래와 아버지와의 교감은 진한 여운을 남겼다. 끝내 무대를 내려서는 알리의 모습 위로 20년의 시간이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신곡 ‘진달래 꽃이 피었습니다’ 발표와 함께 또 다른 음악 여정을 준비하고 있는 알리의 길 위엔 지난 시간과 새 출발이 섬세하게 겹쳐졌다.

 

알리의 진심과 울림, 그리고 팬과 나눈 깊은 교감은 ‘용진’ 서울 콘서트의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서사로 만들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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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용진콘서트#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