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500m 숲길을 걷는다”…태백의 선선한 여름, 자연 명소로 발길
태백을 찾는 여행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무더위가 일상인 7월의 한복판,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지대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선선한 여름이 그들을 부른다. 평범한 휴가지를 벗어나, 태백의 맑고 청량한 바람 아래서 자연을 만나는 순간은 특별하다.
요즘 태백에서는 등산과 산책, 지역 특유의 문화 체험까지 여러 야외 활동이 인기를 얻고 있다. SNS에서도 ‘시원한 태백’과 같은 해시태그로 직접 인증한 사진과 후기가 늘고 있다. 28도 안팎의 낮 기온, 습도는 55% 내외로, 같은 시간 전국 다수 지역이 폭염특보로 숨 가쁜 나날을 보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연스럽게 태백의 여름은 ‘더위를 피하는 여행지’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태백산국립공원과 황지연못 등 여름 명소의 주말 방문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늘었다. 특히 태백산국립공원은 천제단과 문수봉 코스 덕에 걷는 내내 시원한 공기와 숲 그늘을 즐길 수 있어, 무리 없는 산행을 원하는 가족 단위나 초보 등산객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황지연못 역시 도심에서 가까운 위치와 쉼표 같은 물가 풍경으로, 산책과 피서를 겸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하다.
전문가들은 태백만의 시원한 기온에 주목한다. “고도가 높아져 해가 오래 떠도 한낮의 열기가 보다 약하다. 그만큼 태백은 사계절 내내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며,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여름철 자연 속에서 안전하게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점이 큰 강점”이라 표현했다.
현지 사람들도 “태백의 여름이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한여름인데 바람이 달라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힐링이 된다”, “지나친 군중 없이 한적하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며 만족을 드러낸다. 철암탄광역사촌처럼 실내에서 시원하게 지역의 산업 문화를 체험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태백의 청량한 여름은 단지 기온이 낮다는 의미를 넘어서, 자연의 리듬과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