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 3점슛 작렬”…이현중·유기상, 아시아컵 첫 승→카타르전 환호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체육관을 뒤흔든 환호 속에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외곽포에 불을 붙였다. 아시아컵 조별리그의 갈림길에서 맞닥뜨린 승부, 이현중의 폭발적인 득점과 유기상의 연속 3점슛이 카타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선수단과 관중의 숨결은 하나로 모여 첫 승의 희열을 함께 나눴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25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97-83으로 잡았다. 한국은 앞서 호주에 61-97로 대패했지만, 이날 승리로 1승 1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8강 경쟁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반면 카타르는 2연패에 빠지며 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흐름은 초반부터 팽팽했다. 1쿼터 여준석이 6-8 추격 득점과 13-12 역전 덩크로 기세를 올렸으며, 이정현이 내외곽에서 활약을 이어갔다. 종료 직전엔 유기상이 3점슛을 터뜨려 25-22 리드를 만들어냈다. 2쿼터에는 유기상의 외곽포와 여준석의 골밑 공격이 번갈아 터지면서 한국은 전반을 53-38로 크게 앞섰다.
승부처는 3쿼터였다. 유기상은 한 쿼터에만 3점슛 4개를 꽂아 넣으며 경기를 주도했고, 한국이 75-6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4쿼터 여준석이 부상 의심으로 코트를 벗어나자 일시적인 흔들림이 있었고, 카타르가 한 자릿수 격차로 따라붙었다. 이때 이현중이 87-81에서 클러치 3점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막판 49.7초 남기고 다시 한 번 이현중이 더블 클러치로 3점 플레이를 완성,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현중은 24점 7리바운드, 유기상은 3점슛 7개를 포함해 24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벤치에서 힘을 낸 여준석은 18분 출전 동안 22점 6리바운드, 이정현이 12점 5어시스트로 팀 플레이에 색을 더했다. 카타르의 브랜던 굿윈도 19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분투했으나, 한국의 응집력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대표팀은 이제 11일 레바논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조별리그 최종 순위와 8강 진출의 향방은 이 경기 결과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여름 밤, 제다 체육관을 수놓은 이들의 숨소리와 함성은 아직 식지 않았다. 패기와 노련함이 빚은 경기의 여운은, 다가올 레바논전과 미래의 8강전을 그려보게 만든다. 2025 아시아컵 남자 농구대표팀의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