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 자금난에 운영 중단”…카카오게임즈 신작 가디스오더, 40여일 만에 고사 위기
2D 픽셀 그래픽의 횡스크롤 액션 RPG ‘가디스오더’가 개발사 자금난으로 인해 출시 한 달여 만에 서비스 정상 운영이 어렵게 됐다. 카카오게임즈가 신작으로 내놓은 이 게임은 과거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핵심 개발진이 4년 만에 재집결해 선보인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매출 부진과 투자 회수 지연 등으로 인해 개발사인 픽셀트라이브의 경영 위기가 현실화됐다. 업계는 본 사례를 퍼블리셔-개발사 간 리스크 관리 미흡이 직접적으로 드러난 ‘비상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3일 공식 공지를 통해 “개발사인 픽셀트라이브로부터 자금 및 경영 문제로 인해 모든 예정된 업데이트와 유지보수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존 유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판매 상품 중지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유저들은 서비스 종료와 환불, 추가 피해 방지 방안 등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가디스오더’는 2023년 9월 24일 글로벌 시장에 론칭됐으며, 레트로 감성을 강조한 픽셀 아트와 기존 액션 RPG 대비 강화된 조작감, 스토리 라인 등을 내세워 기대를 모았다. 세 차례의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 등 이용자 피드백 반영 비중이 높았지만, 초기 인기와 달리 매출 지속성 확보에 실패했다. 주요 진입 시장에서 구글 플레이 인기 1위를 기록했으나, 글로벌 동시 론칭이라는 전략적 선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흥행에는 실패한 셈이다.
이번 사태는 기술 완성도나 운영 안정성 외에도 게임 개발 기간의 장기화, 초기 사업 모델 설계와 시장 적합성, 투자 회수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게임 산업의 특수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특히 주요 퍼블리셔가 매출 추정, 개발사 현금 흐름 체크 등 리스크 분산 구조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점, 개발사는 외부 자금 조달과 수익 안정화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점이 쟁점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중소 개발사의 경영 위기가 초기 흥행 실패 시 즉각적으로 리스크로 전이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게임사들은 자금난 방지 차원의 인큐베이터·펀딩 다각화, 단계별 론칭 등으로 리스크 분산 구조를 강화하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개발비 상승과 흥행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사전 리스크 점검 체계를 좀 더 정교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출시 후 게임 서비스 실패 시 이용자 권익 보호, 잔여 자산 관리, 신속한 공지와 환불 등 산업 전반의 신뢰 회복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사태가 게임 유통·개발 구조 전반의 혁신 필요성을 다시금 떠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