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몬순 강우량 108% 예고”…지구과학부, 쌀 생산 폭증과 국제 곡물가격 진정 조짐→세계 식량시장 환기
인도 아침 햇살 아래, 드넓은 논과 설탕수수밭에 몬순 비가 아득히 쏟아질 조짐이 드리워진다. 케랄라주 해안선에서는 이미 푸른 바다를 타고 몬순 전선이 닿았고, 올해는 그 속도가 유독 빠르다는 것이 현장의 소박한 대화 속에 섞여 있다. 인도 정부가 내놓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올해 몬순 강우량은 장기 평균을 8% 상회해 10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몬티 칸나 라비찬드란 지구과학부 차관은 “올해 몬순이 평년보다 8일이나 빠르게 시작됐다”며, 지난 16년 새 가장 일찍 찾은 우기임을 강조했다.
인도 몬순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니라, 국토의 심장에 생명을 불어넣는 역동이자, 6월부터 9월까지 국토 곳곳을 적시는 거대한 순환이다. 인도 농경 사회는 이 4개월 동안 내리는 비의 품에 미래를 건다. 중부와 남부에는 평균치를 훌쩍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되었고, 남서부는 예년 수준, 동북부는 다소 모자라는 예보가 전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몬순은 인도 전역의 토양을 다시금 충만하게 채울 기세다. 이미 사전 강수로 토양은 촉촉하며, 이에 쌀과 설탕수수 등 수분의 절대 의존작물 재배면적도 넓어질 것으로 무역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풍요를 예감한 농민들은 올해의 심기를 땅끝까지 조심스럽게 이어간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쌀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나라다. 설탕 생산 역시 세계 2위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해, 엘니뇨의 난조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도 정부는 2022년 9월부터 수출 규제와 세금 부과라는 엄중한 선택을 했다. 그 파장은 국제 시장 어느 곳마다 세밀히 번졌고, 지난해 초엔 국제 쌀값이 15년 만에 가장 높은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리해 전 세계는 다시 인도를 바라본다. 작황 전망이 개선되고 수출 규제가 단계적으로 풀릴 것이라는 관측이 더해지자, 국제 쌀 시장에는 마침내 안도의 숨결이 스며든다. 올해의 풍부한 비, 그리고 확장된 경작지와 수확 전망은 세계 곡물 공급망의 불안을 덜어낼 만한 변화로 해석된다. 아시아 쌀 선물가격도 조심스럽게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고, 아프리카와 동남아 개발도상국 곡물 수입선엔 반가운 소식이 잇따른다.
국제사회에서는 인도의 작황이 변수가 될 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돌아서는 계기로 평가된다. 동시에 가격 질서가 교란됐던 지난 해의 상흔을 반복할지, 혹은 생산 확대와 정책 유연성에 힘입어 곡물 가격의 긴 겨울이 마침표를 찍을지, 기대감과 관망이 교차한다. 인도 몬순의 시작은 이제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식탁의 풍경을 바꾸는 서곡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