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만 유사시 모호함 유지했다”…트럼프, 시진핑 향한 경고성 발언에 미국-중국 긴장감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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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4일, 미국(USA)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대만(Taiwan) 유사시 미군 동원 의향을 묻는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며 미중 긴장 국면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는 시진핑(Xi Jinping) 중국(China) 국가주석과의 정상외교 상황을 언급하며 “그(시 주석)는 그 답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밝혀 미국의 자세를 즉답하지 않는 한편, 군사적 경고 메시지를 내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대만 방어와 관련해 “내 비밀을 모두 공개할 순 없다. 하지만 그들(중국)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 지난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점을 언급, “시 주석이 이 사안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양국 정상 간에 비공식적 경계심이 여전함을 내비쳤다.

트럼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대만 문제는 오랜 외교 분쟁의 핵심 의제다. 트럼프는 과거부터 시 주석과 그 참모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인 동안에는 우리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 말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스스로도 집권 중 시 주석이 대만 침공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단언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에도 “시 주석이 그런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대만 방어에 대한 직접적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과 달리, 트럼프는 군사 개입 여부를 끝까지 명확히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만 유사시 중국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같은 기류는 미국 내 외교·안보 논쟁에서 호전적 긴장보다 국익 중심 실용주의로의 변화를 시사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활동에 대해 “아직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 더욱 강력한 이민 단속 정책을 예고했다. 그는 바이든, 오바마 행정부 임명 판사들이 ICE의 활동을 제약했다고 꼬집으면서, 현행 단속 방식에도 “불법 이민자를 내보내야 하기에 괜찮다”고 언급했다.

 

CNN 등 미국 주요 매체는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미중 갈등 속에서 대만을 둘러싼 위험 신호로 읽힌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모호성을 띤 경고가 양국 군사적 오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메시지가 미중 패권 경쟁과 대만해협의 안보 불안정성에 추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향후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언의 실질적 파장이 실제 외교·군사 현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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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