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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중동 긴장 최고조→국제유가 대혼란 오나
국제

“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중동 긴장 최고조→국제유가 대혼란 오나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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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닷바람이 감도는 호르무즈 해협. 이 길목을 지나는 배들은 수십 년간 세계 원유와 가스의 흐름을 연결해왔다. 페르시아만의 출구, 만과 바다의 경계선인 이곳에 전운이 드리워졌다. 6월 22일, 이란 의회의 날카로운 결의가 국경을 넘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이란 의회, 마즐리즈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공식적으로 의결하며 자국 핵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폭격에 대한 응전을 외쳤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 보도에 따르면, 현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 에스마일 쿠사리는 "최종 판단의 열쇠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쥐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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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은 단지 협곡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 대동맥의 심장이다. 이 좁은 수로를 통해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4분의 1,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5분의 1이 흐른다. 이란, 이라크, 걸프의 산유국들은 모두 이 해협을 의존한다. 만일 오늘날 봉쇄가 실행된다면 에너지 패권 지형도는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릴 것이다. 국제 유가는 예리한 긴장감 속에 요동치고, 경제의 맥박도 거칠어진다.  

 

파급 효과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원유의 대다수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는다. 해협의 문이 닫힌다면, 국내 원유 수급과 경제안정의 기반 역시 심각한 타격을 견뎌야 한다.  

 

이 상황에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중동 전역과 글로벌 금융시장, 그리고 수많은 에너지 소비국들의 이목이 온통 쏠리고 있다. 미국과의 대립 끝에 한밤의 바다에서 시작된 이란 의회의 봉쇄 결의는, 바다 너머의 수많은 나라의 평온까지도 위태롭게 흔들어놓고 있다. 국제사회는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채, 첨예하게 갈라진 시선을 호르무즈 해협에 고정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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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회#호르무즈해협#국제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