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나토 목걸이 실물 제출”…서희건설 자수에 특검, 증거인멸 수사 확대
김건희 여사가 이른바 ‘나토 목걸이’ 진품을 직접 받았다는 서희건설 측의 자수서가 공식 제출되며, 관련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한층 격화되는 양상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증거인멸 및 알선수재 혐의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는 가운데, 여야의 책임공방과 파장도 확산되고 있다.
특검팀은 12일 서희건설 관계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당시 김건희씨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는 취지로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알렸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를 김 여사에게 건넸다가 수년 뒤 돌려받았다는 점과 진품 실물을 특검에 임의 제출한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목걸이 진품을 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목걸이는 시가 6천만원대로, 나토 순방 시기에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김건희 여사 측은 당시 “지인에게 빌린 물건”이라고 해명했으나,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는 “목걸이가 모조품”이라는 진술서를 제출했고, 특검 조사에선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을 바꿨다.
그러나 이후 압수수색에서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자택에서 해당 가품이 추가로 발견됐고, 특검은 김 여사가 수사에 대비해 가품을 진품으로 바꿔치기한 것으로 의심해 관련 경위를 집중 수사 중이다. 이날 김 여사의 영장실질심사에선 진품과 가품 모두가 증거물로 제출되며 증거인멸 우려가 부각됐다. 오정희 특검보는 “수사 방해와 증거인멸 혐의를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 외에도 서희건설 회장 이봉관의 맏사위이자 검사 출신인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점, 대선 당시 논란이 된 ‘양재동 캠프’가 서희건설 건물 내에 위치했던 점 등에 주목하며 인사청탁의 대가성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추가로 특검팀은 7월 25일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주거지에서 명품 시계(바쉐론 콘스탄틴) 보증서를 확보, 김건희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 명품 시계 선물이 이루어진 시점인 2022년 9월은 사업가 서씨가 대통령경호처와 로봇개 시범운영 계약을 맺은 시기와 겹쳐, 특검은 사업상 편의를 얻기 위한 대가성 여부를 따지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베트남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 예정인 김 여사 ‘집사’ 역할의 김예성씨는 공항 도착 즉시 체포, 특검 사무실로 이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특검은 김씨의 도주 우려를 근거로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체포 후 48시간 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법 절차상 석방된다.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서희건설 자수와 실물 제출을 계기로 증거인멸 시도 여부, 제2의 뇌물·알선 범죄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은 향후 자수서 세부 경위, 증거물 제출 배경, 추가 알선수재 의혹까지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