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텔레그램-xAI, AI 챗봇 주도권 경쟁”...거액 협력 논의→머스크 신중론
IT/바이오

“텔레그램-xAI, AI 챗봇 주도권 경쟁”...거액 협력 논의→머스크 신중론

정하린 기자
입력

세계 메신저 시장이 본격적인 AI 결합의 전장으로 부상한 가운데, 텔레그램과 미국 스타트업 xAI 사이 협력 구상이 산업계의 시선을 한껏 끌고 있다.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자사의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에 AI 챗봇 '그록(Grok)'을 탑재한다고 공식 발표한 데 이어, 협력의 핵심 주체인 xAI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아직 거래가 확정 단계가 아니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시사하며, 두 기업 간 주도권과 수익 배분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됐다.

 

텔레그램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이용자가 가까운 시일 내에 업계 최고의 인공지능 기능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xAI와의 1년 파트너십 체결을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그록’ 챗봇은 텔레그램 앱 대화방 목록 상단에 고정돼 노출되고, 사용자들은 검색창을 통해 직접 그록에 질문을 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AI 기반의 메시지 자동 제안과 대화 내용 요약, 링크·문서 처리, 스티커 제작 등 다채로운 고급 기능이 텔레그램 전반에 확장될 전망이다. 두로프 CEO는 이 거래의 대가로 텔레그램이 xAI로부터 3억 달러(한화 약 4150억원)를 지급받을 예정이며, 텔레그램 채널로 판매되는 AI 챗봇 구독 수익의 절반을 배분하기로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텔레그램이 발표한 내용에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 같은 날 엑스(X) 플랫폼을 통해 “어떤 거래도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며 협상 중임을 분명히 했고, 파벨 두로프 역시 원칙적으로는 합의를 이루었으나 형식적 절차가 남아있음을 덧붙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두 테크 기업 간 이해관계 조정 실패로 협상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텔레그램과 xAI 모두 후속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AI 연구 자문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챗봇 시장 규모는 이미 46억 달러를 넘어섰고, 2027년까지 매년 23%대의 성장률이 예견된다. 텔레그램은 8억 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를 기반으로, xAI는 그록을 내세워 생성형 AI 기술력과 플랫폼 영향력 확장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AI 챗봇의 핵심 경쟁력은 거대 언어모델 성능뿐만 아니라, 플랫폼에 적용되는 사용자 맞춤 기능과 수익화 전략에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협상 결과가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 성장과 AI 산업 혁신 구도의 지형을 좌우할 것이라는 해석이 산업계와 투자자, 정책당국의 관심을 동시에 받고 있다.

정하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텔레그램#xai#일론머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