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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스테이블코인 동력 확보”…카카오, 사법 리스크 해소로 사업 재정비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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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세조종 혐의 관련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됐다. 그간 재판 등으로 주요 신사업 추진이 지연됐던 카카오는 이번 무죄 판결로 인공지능(AI)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카카오의 경영 정상화와 기술산업 내 ‘디지털 경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서울남부지법은 김 창업자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결했다. 재판부는 “핵심 증인 진술이 일관되지 않으며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 재판 과정에서 카카오 측은 SM엔터 인수 과정의 모든 의사결정이 합법적이었음을 소명했다.

카카오는 최근 3년에 걸친 금융당국의 조사와 재판으로 경영 및 투자, 인수합병(M&A) 활동까지 사실상 정체됐던 상황이다. 동종 업계 네이버가 AI와 검색, 광고 등 전방위 사업 확대에 성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 것과 달리, 카카오는 일련의 리스크로 제약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무죄 판결로 대주주 자격 등 금융 거버넌스 이슈를 벗어나 경영 활동 재개의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AI 사업 부문에서 카카오는 ‘AI 일상화’ 전략에 맞춰 이달 말 ‘챗GPT 포 카카오’ 출시를 예고했다. 카카오톡 채팅탭에서 오픈AI의 챗GPT를 호출, 선물·음악 추천, 위치 안내 등 이용자 요청을 카카오 내 서비스와 연동해 응답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일상 플랫폼 내 AI 기능을 확장하고, 외부 파트너 생태계와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외 ICT 기업들이 AI 챗봇 및 에이전트 고도화 경쟁에 속도를 내왔던 만큼, 카카오가 후발 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한편, 카카오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이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 기반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간편 결제와 송금 시장에서 가상자산 활용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기존에는 창업자 리스크로 금융 당국 인허가나 대주주 적격성 상실 우려가 컸으나, 이번 법원 판결로 장애물 해소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IT 및 핀테크 업계에서는 이미 대형 플랫폼들이 블록체인 기반 상품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미국 메타, 일본 라인 등이 선제적으로 자체 가상화폐 실험에 나선 바 있다. 국내의 경우 가상자산 제도 기반 마련이 진행 중이어서, 카카오가 시장 안착을 위해 선제적으로 거버넌스 개편과 서비스 의무 강화 방안 등을 병행할 필요도 대두된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 해소와 동시에 비핵심 계열사 정리 등 조직 효율화에 들어간 데 이어 AI·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을 본격화하는 시점이 기술혁신과 경영투명성 모두에서 도약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카카오의 체질 개선과 신사업 추진이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혁신, 금융 규제, 기업 거버넌스 등 산업 구조 전반의 균형적 전환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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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김범수#스테이블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