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초66 감동의 질주”…지유찬, 아시아 신기록→세계선수권 결승 첫 진출
호흡조차 잊은 채 시선은 물살을 가르는 지유찬에게 쏠렸다. 결승 진출의 마지막 관문인 스윔오프, 긴장감은 극에 달했고 지유찬의 팔과 다리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물살을 쪼개며 레인 위를 질주했다. 터치패드를 두드린 숫자는 21초66, 한국 수영 대표팀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환호할 만한 기록이었다.
2025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50m 준결승에서 지유찬은 21초77의 기록으로 아미르 체루티와 나란히 8위를 마크했다. 결승행 한 장의 행운이 남겨진 스윔오프 무대에서, 그는 개인과 한국, 그리고 아시아의 역사를 다시 썼다. 이전 기록보다 0.11초를 줄인 21초66은 곧바로 아시아 신기록이 됐다.

이어진 결승에서도 지유찬은 초반의 폭발적 스타트로 존재감을 각인했다. 결과는 21초71, 전체 8명 중 7위지만, 동메달을 확보한 잭 알렉시와는 0.25초차에 그쳤다. 지유찬은 귀국길에서 “좋은 성적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특히 스윔오프에서 승리해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었던 점이 뜻깊었다”고 담담히 소감을 전했다.
그의 기록 달성 비결로는 초반 스피드와 탄력 있는 스트로크가 꼽혔다. “50m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이 필요하다. 더 강하게 시작해 후반 힘도 보완하겠다”는 각오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아직 자신의 한계를 단정짓지 않았다. 무엇보다 “메달권과는 0.2~0.3초차로, 점점 거리를 좁혀가고 있어 희망적”이라는 냉정한 자기평가가 곁들여졌다.
한편, 올해 일본 미쓰모토 슈야가 국내 대회에서 21초64를 기록해 비공식적으로 지유찬의 아시아 신기록을 넘어섰지만, 공식 인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유찬은 “제가 먼저 아시아 신기록을 보유한 것이 의미 있다. 앞으로 더 높은 기록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싶다”며 도전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제패하며 ‘단거리 샛별’로 떠오른 지유찬, 그는 세계 무대라는 새로운 문턱 앞에서 “신체 조건의 불리함을 탄력과 스타트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표정, 물살, 그리고 의미 있는 레이스가 팬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 경기였다.
하나의 작은 승리도 더 낮은 자세로 담아내는 그의 마음처럼, 물 위의 질주는 새로운 미래를 향한 질문이자, 수영이라는 이름으로 쌓은 용기의 기록이었다. 지유찬의 50m 결승 진출과 아시아 신기록 스윔은 8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5 세계수영선수권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