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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들고 음악에 몸을 싣다”…와인 속 힐링, 영동을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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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을 들고 음악에 몸을 싣다”…와인 속 힐링, 영동을 물들이다

한유빈 기자
입력

요즘 와인을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영동으로 향하고 있다. 과거 ‘와인 축제’는 일부 마니아의 소규모 모임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일상을 위로하는 다채로운 문화 축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축제장을 찾은 이들은 와인잔을 손에 들고, 자연 속 음악과 함께 한 템포 천천히 쉬어갈 줄 아는 ‘여유’를 공유한다.

 

영동의 가을이 깊어질수록 ‘대한민국와인축제’ 현장엔 마치 가족, 친구, 연인들과 잔을 주고받으며 웃는 풍경이 이어진다.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장장 30일간 영동와인터널 주차장 일대에선 축제다운 풍성함이 완성된다. 이곳에서 참가객은 영동에서 생산된 다양한 와인을 무제한으로 시음한다. 맛있는 와인에 음악이 더해지면, 멀리서 흘러드는 국악 선율이나 감각적인 버스킹까지 곁들여져 일상의 무게도, 시간도 한결 가벼워진다.

와인 시음과 칠링 콘서트까지…‘대한민국와인축제’ 영동에서 열린다
와인 시음과 칠링 콘서트까지…‘대한민국와인축제’ 영동에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축제를 즐기는 세대와 취향의 다양화에서도 드러난다. 한때 '전문가의 취미’로 여겨졌던 와인 문화는 최근 가족 단위와 젊은 미식·음악 애호가들까지 확장됐다. 영동와인연구회가 주도하는 이번 축제에선 푸드트럭, 지역 한우·한돈·양봉·장어 시식, 지역 과일을 활용한 다채로운 음식 체험까지 준비돼 와인 한 잔과 지역 농산물의 조합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인기를 모은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감각의 치유’라 읽는다. 축제 관계자는 “와인을 나누는 자리에선 낯선 이도 금세 친구가 된다”며 “음악과 미식, 자연이 어우러진 현장 그 자체가 힐링”이라고 표현했다. SNS에는 ‘와인 한 잔에 스트레스가 녹았다’, ‘치유와 칠링에 딱 맞는 축제였다’는 후기가 쏟아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와인은 거창한 자리가 아니라, 일상에서 작은 위로를 건네는 음료가 된 것 같다”, “가족과 잔을 기울이고 국악을 듣는 경험이 신선했다”는 이야기가 줄줄이 올라온다. 그만큼 ‘대한민국와인축제’는 미식과 음악, 치유의 정서를 두루 껴안으며 영동의 가을을 채운다.

 

여유란 결코 크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한적한 자연 한가운데 와인 한 잔을 기울이며 일상을 잠시 쉰 것만으로도 삶의 리듬은 잠시 다르게 흐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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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와인축제#영동#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