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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위안화 국제무대 진출 시동”…중국 인민은행, 외환시장 개방 확대→거시금융 질서 어디로
국제

“디지털 위안화 국제무대 진출 시동”…중국 인민은행, 외환시장 개방 확대→거시금융 질서 어디로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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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루자주이, 흐릿한 장마 빛마저 금융중심가 위를 조용히 감쌌던 18일, 중국 인민은행이 펼친 청사진 하나는 중국 금융의 시간대에 긴장된 떨림을 안겼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이날, 높아진 강변 야경을 등지고 8대 정책의 장을 펼쳐 보였다. 그 중심에는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 설립, 그리고 위안화 외환선물거래 제도 도입이라는, 세계 화폐시장에 파문을 일으킬 메시지가 놓여 있었다.

 

아득히 전통적 실물 거래와 전자결제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려 한다. 유럽, 미국, 아시아의 주요 도시가 금융 허브 타이틀을 놓고 각축전 벌이는 상황에서, 디지털 화폐를 앞세운 중국의 시도는 금융질서에 새로운 지형을 그리고 있다. 은행 간 거래데이터의 고빈도 수집, 보다 정교해진 금융시장 모니터링 체계는 당국의 정책 결정을 뒷받침할 촘촘한 토대를 다진다. 거대한 빅데이터의 흐름 위에서, 차별화된 신용정보와 사회 신용정보 체계도 함께 진화의 옷을 입는다.

中,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 설립…외환선물거래 확대 정책 발표
中, 디지털 위안화 국제운영센터 설립…외환선물거래 확대 정책 발표

외환시장 역시 예외지대가 아니다. 판 행장은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위안화 외환선물거래 제도 신설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던졌다. 이는 달러 중심 외환길목에서의 불안정성과 예측불가능성에 대응하는 장치가 될 전망이다. 무역기업과 금융기관이 환율 리스크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보다 견고한 환변동 대응막을 세우려는 의도다.

 

‘일대일로’ 구상에 부응하는 해외진출 기업 지원, 자금조달 경로 다변화 전략 역시 그 한 축이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금융접근성과 신용의 다원화는 중국의 경제전략이 기술, 무역, 그리고 금융 전방에서 파도치듯 새로운 흐름을 타고 있음을 방증한다.

 

정책 발표와 동시에 중국 내 금융 시장에서는 거래 인프라 변화에 대한 신뢰의 온기가 번졌다. 거래와 신뢰, 그리고 기술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굴곡 속에서, 금융시장의 민감한 심리가 조금씩 안정 궤도를 향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디지털 위안화와 위안화 국제화 전략, 외환시장 안정화 시도는 단순한 규제 변화, 정책 신설을 넘어 국제금융질서 전체의 파도에 작은 균열을 남기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인접국가들, 나아가 전 세계 시장이 이 변화의 흐름을 어떻게 흡수할는지, 긴 여운과 숙제를 남긴 채 상하이의 야경 속 조용히 시작을 알린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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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디지털위안화#외환선물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