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지지층만 바라보면 좌절”…오세훈, 대선 불출마 결단 재확인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 결단의 배경과 국민의힘 정당 운영 방향성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1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직접 질문에 답하며, 대선 불출마 결정이 “아쉽지만 잘못된 결정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포기했기에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때의 결정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출마 선언 당시 우리 당과 집권 여당의 잘못을 인정하고 뼈를 깎는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했다”며 정치적 책임감에 무게를 두었음을 부각했다. 이어 “서울시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도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분에 대한 질의와 관련해서는 “지금 지지율이 매우 낮게 나온다. 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알지만 실행할 힘이 없다”며 당의 현실을 지적했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이 국민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라 보기 어렵다”며 “정말 큰 좌절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전당대회 국면을 언급하며 “모든 정파가 핵심 지지층을 바라보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면교사로 민주당이 ‘개딸들’에 휘둘린 상황을 돌아보라”며 극단 지지층만을 의식하는 정당 운영의 위험을 경계했다. 오 시장은 “국민이 원하는 바를 좌표로 삼고, 약자와 동행하는 사회통합을 염두에 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3연임 도전과 관련한 의사 표명도 이어졌다. 오세훈 시장은 “시민들의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출마 결정을 할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그는 “향후 1년간 서울시정 중점 분야에 대한 시민 평가가 선행돼야 출마 여부 및 목표가 재설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오세훈 시장은 현 정치권 상황과 국민의힘의 변화 필요성, 자신의 향후 진로 등 모든 현안을 두고 짚었다. 정치권은 오 시장의 발언에 대해 당 쇄신론을 둘러싼 논의가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정체성 및 지도부 쇄신 방안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