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 한돈 시세 1%대 동반 하락…한국거래소와 소비가, 구조적 가격차는 여전

오태희 기자
입력

11월 18일 국내 금 시세가 일제히 1%대 하락을 기록하며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물 금을 사들이려는 소비자와 금 현물에 투자하는 투자자 모두 가격 부담이 다소 완화됐지만, 거래 구조 차이로 인해 체감 가격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금 거래 목적에 따라 참고해야 할 시세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99.99% 1kg의 종가는 190,800원으로 집계됐다. 전일 대비 2,670원 내린 수준으로, 하락률은 1.38%다. 미니금 99.99% 100g 종가는 196,460원으로 3,540원 떨어지며 1.77%의 낙폭을 보였다. 대량 단위 기준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국제 금 시세 및 환율 변동 등이 국내 금값에 조정을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같은 날 한국금거래소가 발표한 실물 금 한돈 시세도 약세를 보였다. 순금 3.75g 한돈의 소비자 구매가는 828,000원으로 전일보다 13,000원 하락해 1.57% 낮아졌다. 판매가는 720,000원으로 10,000원 떨어지며 1.3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투자 수요와 실물 수요의 가격 움직임이 대체로 비슷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한국거래소 시세와 한국금거래소 시세 사이에는 구조적인 가격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거래소 시세는 1kg, 100g 등 대량 단위 금 현물의 기준 가격으로, 금융투자와 산업용 거래에 활용되는 도매 기준에 가깝다. 반면 한국금거래소 시세는 소비자가 금을 실물로 사고팔 때 적용되는 소매 가격으로, 부가가치세, 세공비, 유통 마진 등이 포함돼 있다.

 

수치로 비교해 보면 차이가 더 뚜렷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기준 1g당 금 시세는 약 190,800원으로 제시됐다. 이를 한돈 무게인 3.75g으로 환산하면 약 715,500원 수준이다. 반면 한국금거래소의 같은 날 순금 한돈 소비자 구매가는 828,000원으로, 거래소 기준가로 환산한 가격보다 약 112,500원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이 가격 격차를 만들어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금 투자 방식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 통장이나 금 ETF처럼 실물 인출 없이 가격 변동에만 투자하는 상품은 거래소 시세를 주로 참고한다. 반면 예물, 골드바, 금반지 등 실물 금 수요자는 한국금거래소 시세와 같은 소매 기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 동일한 금 시세 하락에도 체감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줄어드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단기간 조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실물 거래를 염두에 둘 경우 여전히 부가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세공비와 유통비용은 국제 금 시세와 무관하게 일정 부분 반영되는 만큼, 가격이 내려가도 거래 단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구간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향후 금 가격은 글로벌 금리 기조와 달러 강세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금은 안전자산이자 대체투자 수단으로 꾸준히 활용되는 만큼, 당국과 업계는 시세 변동과 실물·투자 수요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한국거래소#한국금거래소#금한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