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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잃은 세대”…Z세대·밀레니얼 번아웃 심화, 글로벌 경제 활력 저하 우려
국제

“희망 잃은 세대”…Z세대·밀레니얼 번아웃 심화, 글로벌 경제 활력 저하 우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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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기준 20일, 글로벌 노동시장 전문가와 주요 매체들은 젠지(Generation Z)와 밀레니얼 세대의 번아웃(Burnout) 현상이 단순 업무 강도를 넘어 희망 상실과 경제적 불안, 제도적 신뢰 붕괴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은 현재 국제 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경제활동 및 정신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 경제 활력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포츈(Fortune) 보도에 따르면, 뉴욕대 교수이자 경영 저술가인 수지 웰치(Suzy Welch)는 최근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희망 자체가 없다”는 인식을 토로했다. 웰치는 번아웃이 단순 노동 환경 문제가 아닌 ‘보상받는 미래’에 대한 신뢰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세대 간 경험의 본질적 격차를 강조했다.  

젠지·밀레니얼 번아웃 심화…“희망 잃은 세대”
젠지·밀레니얼 번아웃 심화…“희망 잃은 세대”

실제 갤럽 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 근로자 중 ‘번영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1%에 머물렀고, 22%는 외로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 66%가 중간 이상 수준의 번아웃을 호소한 배경에는 끊임없는 디지털 연결, 높은 성과 압박, 치열한 경쟁 외에 자녀와 노부모를 동시에 돌봐야 하는 ‘샌드위치 세대’로서의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 요인 역시 번아웃을 부추기고 있다. 학생 대출 상환액은 평균 월 526달러에 달해, 국적 불문하고 젊은층의 심리적 부담이 가중됐다. 주거 가격 상승은 소득 증가율을 크게 앞지르며 Z세대의 87%, 밀레니얼의 62%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상황이다. 미국(USA)·영국(UK) 등 주요국에선 졸업생 58%가 여전히 정규직을 구하지 못했고, 12%만이 졸업 당시 풀타임 일자리를 얻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 정치적 불확실성, 코로나19의 장기 여파, 러시아(Russia)·우크라이나(Ukraine) 전쟁 등도 젊은 세대의 불안 심리를 확대한 요인이 됐다. 하버드 연구진은 18~25세 청년의 절반가량이 “세상이 무너지고 있다”는 인식으로 심각한 정서적 손상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 복지·경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 역시 약화됐으며, 제도가 안정 대신 불평등과 차별의 원인으로 여겨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곧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갤럽은 글로벌 번아웃에 따른 연간 생산성 손실이 3,220억 달러에 달하며, 관련 의료비만 해도 1,250억~1,900억 달러로 집계된다고 분석했다. 사회 바깥으로 내몰리는 젊은 인구층의 확대는 장기적으로 국가 및 국제 경제 성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로도 읽힌다.  

 

관점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진다. 일각에선 기술 변화와 일자리 구조 전환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구조적 불평등과 과도한 부채, 불확실한 미래가 번아웃 고착화와 경제 활력 저하의 핵심 요인임을 지적한다.  

 

포츈 등 글로벌 매체는 젊은 세대 번아웃 완화를 위한 진정한 해법으로, 단순 복지 확대를 넘어 근본적 경제 구조 개혁과 사회 제도 신뢰 회복을 꼽는다. 웰치 교수 역시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믿음, 즉 희망 회복 없이는 번아웃 악순환이 사회 전체의 성장 한계로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세계 각국이 청년세대의 신뢰와 미래 투자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경제 활력 양극화 현상도 가속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관계와 세계 경제의 구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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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밀레니얼#번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