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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CEO 교체 초읽기”…경영쇄신 인사, 해킹 여파 속 업계 촉각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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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해킹 사고 여파로 최상위 경영진을 중심으로 대대적 쇄신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인사가 SK그룹 내 디지털·AI 사업의 재정비 뿐 아니라, 정보보안 체계 전환의 중대 분기점이 될지 주시하고 있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이르면 30일 오전 SK텔레콤을 포함한 그룹 주요 계열사 CEO 인사를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는 그룹 차원의 경영 점검과 내년도 전략 수립을 논의하는 CEO 세미나(12월 6~8일)를 앞두고 인사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진다.

 

이번 인사안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시고, 차기 최고경영자로는 정재헌 현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검토되고 있다. 정 사장이 대표로 선임될 경우, SK텔레콤 창사 이래 법조인 출신 첫 CEO가 된다. 정재헌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중앙지법 등지에서 판사로 재직했으며, 법원행정처에서 정책심의관과 전산정보관리국장까지 역임한 디지털 정책·정보보안 분야 전문가다. 2020년 SK텔레콤에 영입된 뒤 법무그룹장과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등 핵심 임무를 맡아왔다.

특히 이번 인사는 올 상반기 SK텔레콤 주요 고객 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해킹 사고와도 맞물려 후속 조직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해킹 여파로 인한 대규모 보상, 과징금 부과 등으로 2023년 3분기 SK텔레콤 영업이익이 95% 이상 급감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도 동시에 대표 교체가 거론된다. 차기 사장으로는 AI 기반 IPTV 서비스인 Btv의 혁신과 콘텐츠 전략을 주도해온 김성수 유선·미디어 사업부장이 물망에 올랐다. 차세대 통신·미디어 플랫폼 역량 강화와 디지털 보안 내재화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ICT 및 통신기업들은 최근 해킹 등 사이버 보안 사고에 따른 경영진 책임론이 잇따르면서, CEO 인사를 통한 조직문화 쇄신·데이터 보안 체계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 일본 NTT, 미국 AT&T, 유럽 주요 통신그룹도 같은 맥락에서 경영진 변화를 단행하거나 데이터 보호 정책을 재설계하고 있다.

 

한편 국내 통신산업에서는 정보보호 관련 규제 및 경영인 책임 강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말까지 대형 해킹 피해 기업 대상 재발방지 대책, 개인정보보호 조치 등을 시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SK텔레콤 사장단 인사가 통신 대기업의 IT보안 전략과 데이터 정책, 앞으로의 AI·디지털 플랫폼 경쟁 구도까지 변화시킬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산업계는 새로운 리더십 체계가 보안과 혁신, 그리고 시장 신뢰 회복에 얼마나 실질적 효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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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정재헌#sk브로드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