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건 절규에 멈춘 심장”…어머니 죽음 뒤 가족의 균열→상처의 미로에 던져지다
가족이라는 말에 잠시 미소가 번지지만, KBS2 ‘스모킹 건’의 장면은 이내 차가운 어둠으로 빠져들었다. “왜 제 어머니를 죽이셨나요”라는 뼛속 깊이 스며드는 절규는 살아남은 가족의 마음에 깊고 오래된 상처를 새겼다. 어긋난 사랑, 돌이킬 수 없는 실수와 분노, 그리고 매순간 자신을 갉아먹는 결핍이 이어지는 참혹한 진실 속에서, 남겨진 가족은 매일 새로운 고통과 마주했다.
이번 방송은 한순간의 비극이 오롯이 누군가의 삶을 파괴해버리고,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선조차 불분명해지는 과정을 면밀하게 따라간다. 단편적 진술과 증언, 반복되는 취재의 흔적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있는 현장에서, 프로그램은 끝내 밝혀질 것 같지 않은 진실의 윤곽을 좇는다. 어머니이자, 한 집안의 딸로 살아온 피해자의 이야기는, 가족의 온기와 슬픔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더욱 짙은 무게로 다가왔다.

나아가 ‘스모킹 건’은 단순히 개인의 비극이 아닌 사회와 구조, 그리고 개인적 선택이 맞물린 복합적인 문제로서 사건을 냉철하게 짚는다.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질문, “왜?”, 그리고 누구도 선뜻 답할 수 없는 상처는, 시청자의 깊은 공감과 슬픔을 자극한다. 프로그램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이름에 숨어 있던 이중성, 때로는 방관자에 불과했던 사회의 책임도 집요하게 드러낸다.
진실은 어쩌면 끝내 밝혀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모킹 건’은 상처 입은 이들의 감정과, 용서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들춰낸다. 해소되지 않는 결핍, 집요하게 반복되는 질문. 그 진실 앞에 선 가족의 슬픔은 안방 시청자들에게 오래도록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가족의 참혹한 비극과 되돌릴 수 없는 시간, 그동안 눈 감았던 사회의 그림자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낼 ‘스모킹 건’ 113회는 2025년 9월 30일 수요일 밤 9시 45분에 시청자 곁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