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교체 가속화”…대규모 해킹 여파→신뢰 회복 모색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위축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유심(USIM) 교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일 30만명 이상이 유심을 교체하는 행렬에 동참하며, 6월 말까지 희망 고객의 절반이 교체를 마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 내 최대 규모의 긴급 대응이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진행된 일일 브리핑을 통해 해킹 사고 이후 유심 교체 현황과 고객 대응 방안을 상세히 밝혔다. 전날 기준 유심 교체 누적 인원은 354만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체 희망자 대비 36%에 해당한다. 예약 대기 고객은 539만명으로 집계됐다. 유심 재설정은 하드웨어 교체와 동일한 보안 효과를 제공하는 조치로, 누적 18만7000명이 이미 재설정까지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이달 말까지 유심 교체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장 지원 역시 대규모다. 지난달 28일부터 4900명의 임직원이 직접 현장 대응에 투입됐고, 추가로 2500명이 고객 응대와 교체 교육에 임했다. SK텔레콤은 사회적 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방문 서비스도 병행한다. 유심 재고는 주당 100만 장씩 추가로 확보되며, 7월까지 5000만장 이상의 충분한 물량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유례없는 보안 사고의 여파는 뚜렷하다. SK텔레콤을 떠난 고객은 이미 40만명을 넘어섰으며, 일부 가입자들은 법무법인 대리로 손해배상 민사 소송에 착수했다. 임봉호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현재도 고객 이탈이 이어지고 있으나, 전방위적 서비스 개선과 조속한 사고 수습으로 신뢰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섭 PR센터장은 “민관합동조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및 경찰 수사를 토대로 책임과 피해 규모가 확정돼야 본격적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알뜰폰 사업자 지원과 영업 피해 보상 대상 논란 등도 과제로 남는다. SK텔레콤은 망을 도매로 제공하는 알뜰폰 이용자에게 무상 유심 교체를 약속했으나, 피해 보상 적용 범위는 통신 구조상 조정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대한민국 이동통신 산업의 사이버 보안 체계와 대형 통신사 리스크 관리 역량이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데이터 시대의 신뢰는 기술적 조치와 투명한 소통, 법적·사회적 책임 이행을 통해 비로소 회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대응 전략은 향후 업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