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평창은 펄펄 끓는다”…식지 않는 폭염의 계절이 던지는 일상 메시지
요즘 평창 하늘 아래서는 걷기조차 망설여진다. 예전엔 더위라 하면 잠깐의 불편이었지만, 지금은 아예 시간과 계획을 다시 세우는 계절의 이벤트가 됐다.
8월 12일부터 열흘간 평창에선 연일 35도를 훌쩍 넘나드는 폭염이 예보됐다. 강수확률은 극히 낮고, 습도마저 1~2%에 그쳐 한낮 평창 거리는 숨조차 턱 막히게 뜨겁다. 특히 16일과 17일엔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치솟으면서 SNS에는 “올해 가장 무서운 더위”, “흐르는 땀에 일상도 녹아내린 것 같다”는 인증글이 이어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9일부터 약간의 비 소식이 예고되긴 했지만, 평창의 단기 예보는 지난 10년 중에서도 가장 건조하고 뜨거운 8월을 암시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온열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기상 전문가는 “최근 평창의 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들면 체감 피로가 급격히 높아진다. 야외활동을 줄이고 수분 섭취, 휴식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시간 무리한 움직임은 탈진이나 화재사고 위험까지 커진다”고 덧붙였다.
체감 온도만큼이나 달라진 건 사람들의 일상이다.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냉장고에 생수를 가득 채워놓고 하루를 나눈다”, “선풍기와 커튼, 아이스팩은 이제 생필품이다”는 경험담이 공유된다. 점심시간 산책도 자취를 감췄고, 카페에는 늦은 저녁이 돼야 손님이 조금씩 모인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누군가는 도시를 떠날 휴가를 고민하고, 또 누군가는 집 안에서 나만의 피서를 찾는다. 평창의 폭염은 단지 기상현상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여름을 다시 정의하는 새로운 리듬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