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첫 흑자”…씨어스테크놀로지, 실질 수익모델 입증하며 시장 지형 재편
의료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수익화의 현장이 열리고 있다. 웨어러블 AI 진단 모니터링 기업 씨어스테크놀로지는 2024년 2분기 매출 8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공시하며 업계 최초로 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 120억원, 영업이익 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737% 성장으로, 단순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올린 첫 의료 AI 상장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의료 AI 산업의 수익 모델 전환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씨어스테크놀로지의 핵심 성과는 ‘웨어러블 AI 솔루션’의 공급 확대에서 비롯됐다. AI 기반 입원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는 반기 매출 98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웨어러블 심전도 분석 솔루션 ‘모비케어(mobiCARE)’ 역시 22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기존 의료 AI 기업이 장기 개발·고정비 투자의 한계에 직면한 현실과 달리, 씨어스는 병원·의료진·환자 네트워크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 구축을 바탕으로 빠른 수익화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성장은 ‘보험 수가’와 연계된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다. 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 수가를 청구하고, 이 중 일정 비율을 씨어스가 수령하는 구조다. 이는 환자 직접 지불 방식의 한계를 넘어 의료 현장에 명확한 투자수익률(ROI)을 제공, 하드웨어 판매 중심에서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로 전환했음을 의미한다. 씽크는 원격 심박 감시 등 3개 항목에서 보험 수가를 확보했으며, 모비케어 또한 수가 기반 구독 서비스를 중심으로 건강검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활용되고 있다.
의료 AI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고, 실제 매출 구현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수익화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물었다. 씨어스는 사업 초기 대규모 알고리즘 개발, 기기 양산, 플랫폼 구축에 투자했지만, 병원과의 연결고리가 완성되며 비로소 수익성 전환을 이뤄냈다. 이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데이터 기반 진단 솔루션에 대한 시장 수요가 본격화된 현장의 반영으로 보인다.
현재 씨어스의 ‘씽크’ 누적 수주 병상은 1만 개를 상회하며, 대학병원·상급 종합병원에서 지방거점 병원, 요양병원까지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전체 병상 수(약 70만개)와 비교할 때, 향후 지속 성장이 기대된다. 모비케어 또한 하반기 건강검진 집중 시기와 부정맥 진단 수요 확대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원격 모니터링·웨어러블 진단 AI 분야는 빠르게 확장 중이다. 미국·유럽의 경우, 의료 AI의 임상 실제 도입 및 데이터 기반 진료보험 체계와의 연동 사례가 늘고 있고, 규제 혁신이 병행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아직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 보험 수가 적용 항목이 제한적이지만, 씨어스케놀로지가 확보한 다수의 수가 기준은 국내 의료 AI 산업 전체에 실질적 투자 촉진 신호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수익 모델이 입증된 것에 주목하며 “AI 기반 의료 솔루션의 시장 안착이 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향후 과제는 수가 인정 항목의 확대, 실사용 현장과 규제·윤리 기준의 정교화, 데이터 보안 강화 등이다.
산업계는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이번 실적이 의료 AI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수익화의 실질적 전환점을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평가하며, 앞으로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다변화가 지속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