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경제 협력 논의"…한미일 경제대화 도쿄 개최, 정의선·이재용·조현준 등 재계 총출동
중국 견제와 경제안보 협력을 둘러싼 미묘한 긴장감 속에 한미일 3국의 정·재계 리더들이 일본 도쿄에 집결했다. 15일 도쿄 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과 미국, 일본의 정관계 인사 1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이며 각국 경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지는 계기가 됐다.
현장에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등 한국 전문 경영인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윌리엄 콘웨이 칼라일그룹 회장, 라지 수브라마니암 페덱스 사장 등 실물 경제를 이끄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모습을 보였다. 일본에선 게이단렌, 도요타, 소니, NEC 등 재계와 정계의 주요 인사들이 함께 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해거티 의원의 대담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행사는 전날 만찬에 이어 금융·투자, 공급망, 인공지능, 통신, 조선 협력 등 5개 세션별로 심도 깊은 토론이 이뤄졌다. 장재훈 부회장은 “지난해는 대중국·한미일 협력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기술,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세 문제는 한국과 일본 상황이 조금 다르다”며 “31일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해결 실마리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복수 참석자에 따르면 빌 해거티 상원의원은 공급망 변동성과 중국의 최근 경제적 압박을 언급하면서 “가장 큰 우려 사항은 중국”이라고 직설적으로 지목했다. 그는 “이 모임이 한미일의 튼튼한 상업적 기반과 집단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경제 규모와 안보 협력의 상호 연계를 강조했다.
TED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범, 서울 개최에 이어 이번 도쿄에서 세 번째 자리를 마련했다. 우드로윌슨센터, 허드슨연구소, 21세기정책연구소 등 유명 싱크탱크가 공동 주관하고 현대차그룹이 후원사로 참여했다. 해거티 의원은 트럼프 집권 1기 주일 미국 대사를 지낸 경제통으로, 미·일 경제 전략에서 목소리를 내왔다는 평가다.
정치권과 재계는 이번 회의가 한미일 경제·안보 라인의 전략적 결속 강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향후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한 공식 협의체에서도 공급망·첨단기술 협력 등 한미일간 다양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