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김인수 모녀 여행길”...백세 인생의 미소→길 위에서 되새긴 세월의 온기
맑은 새벽 공기와 함께 김인수의 밝은 미소는 가족의 역사를 부드럽게 밝혀냈다. ‘인간극장’이 포착한 거제의 풍경 속 백세를 맞는 어머니와 딸 이재숙의 따스한 동행은 살아온 시간만큼의 층위를 담뿍 머금고 있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병마와 세월의 무게를 짊어진 모녀의 기록된 하루는 시청자에게 삶과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게 했다.
어린 시절 소박했던 소학교 교실에서부터 부산 국제시장의 분주함에 이르기까지, 김인수는 가족의 기둥으로 오랜 시간을 견뎌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레 찾아온 뇌경색에 일상이 흔들렸고, 딸 이재숙은 어머니 곁을 무엇보다 오래 지키는 유일한 사람이 됐다. 아흔아홉의 고비와 이별의 시간, 김인수는 변함없이 담백한 미소와 맑은 정신으로 가족을 감쌌고, 이재숙 역시 70을 훌쩍 넘긴 나이의 강인함으로 자신의 삶과 엄마의 안부를 동시에 품었다.

이재숙의 시간을 가로지른 보험설계 33년, 만학의 열정, 그리고 누구보다 부지런히 살아낸 이력 위로, 새벽마다 서두르는 출근과 공부는 엄마를 향한 깊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엄마와 닮은 단단함이 있기에, 이재숙은 균열 없는 일상과 맞서는 법을 배워갔다. 백세 생일을 맞아 가족들은 근사한 잔치를 고민했지만, 부드럽고도 단호한 김인수의 소망에 따라 작은 여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잔치는 염치가 없다”는 한마디에는 세월이 스며 있었다.
이들에게 올해 봄은 오랜 세월의 지문을 따라 걷는 계절이었다. 진천, 통영, 밀양의 고향 마을, 봉안당과 국제시장 등 오래된 기억의 장소마다 발자국을 남기던 캠핑카 여행에서 세대가 함께 길을 달렸다. 조용히 서로를 살피고, 때론 서운함이나 갈등도 감췄지만, 삶과 가족의 마주침은 순간마다 의미를 달리했다. 세 사람의 한 계절 동행, 그리고 웃음과 눈물 섞인 가족사진 속 김인수의 미소는 여전히 ‘엄마’와 ‘할머니’라는 이름 아래 고요하게 빛났다.
길고 먼 여정은 가족의 숨결을 따라 이어졌고, 누군가의 돌봄과 헌신, 오랜 이별과 재회의 시간들은 언제나 꽃처럼 자국을 남겼다. ‘인간극장’은 이 따스한 기록을 통해 백세의 삶, 그리고 세월을 단단하게 관통한 모녀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김인수와 이재숙, 그리고 손자의 특별한 여정은 5월 26일부터 30일까지 매일 아침 7시 50분 KBS1을 통해 전국 시청자들에게 조용한 위로로 다가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