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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트리플 스틸 폭발”…삼성 라이온즈, 감보아 흔들기→승부처 압도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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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트리플 스틸 폭발”…삼성 라이온즈, 감보아 흔들기→승부처 압도한 순간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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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위 정적을 깨는 낯선 전율은 2회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깃들었다. 이성규가 홈을 향해 미끄러지듯 파고들었고, 동시에 이재현은 2루에서, 김지찬은 1루에서 힘차게 달렸다. 야구 팬들의 눈길은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세 주자에 쏠렸다. 그 찰나의 시간, 감보아는 허리를 숙인 채 심호흡을 내뱉고 있을 뿐이었다.

 

역대 9번째 트리플 스틸이 완성된 순간, 전광판의 숫자는 더 이상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트리플 스틸은 1루·2루·3루 주자가 동시에 도루에 성공해야만 가능한 진귀한 플레이로, 프로야구 역사에서 극히 보기 드문 장면으로 남아 있다. 이날 삼성의 선수들은 롯데의 새로운 좌완 투수 알렉 감보아의 투구 루틴을 짚어내, 과감한 판단으로 승부의 물줄기를 바꿨다.

출처=롯데자이언츠
출처=롯데자이언츠

감보아는 투구 전에 깊게 숨을 들이쉬며 루틴을 이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삼성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이성규가 홈을 돌진하자, 롯데 포수와 투수는 당황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곧이어 폭투까지 더해지며 삼성이 추가점을 올리는 과정은 주루의 미학과 전략이 어우러진 장면으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현장의 열기는 이날 승부를 갈랐다. 삼성의 치밀한 시도와 담대함이 만들어낸 트리플 스틸은 동료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관중들에겐 오래도록 기억될 짜릿함을 선사했다. 유연한 기민함으로 상대 투수를 제압한 선수들, 그리고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는 팬들까지, 모든 순간이 한 편의 거침없는 서사로 남았다.

 

야구라는 경기 안에서 이루어진 이 믿기 어려운 기록은 현장의 환호 뒤에 담긴 꾸준한 준비와 팀의 응집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삼성 라이온즈의 선수들은 이날 과감함과 집중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대구의 밤은 긴 여운에 잠겼다. KBO리그가 던지는 새로운 질문과 감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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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감보아#트리플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