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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 원 급락”…한국과 국제 금값, 하루 새 동반 조정→장기 수익률 여전
경제

“5천 원 급락”…한국과 국제 금값, 하루 새 동반 조정→장기 수익률 여전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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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기가 유난히 청명하던 5월 29일, 한국의 금값이 하루 만에 5천 원 넘게 하락하며 귀금속 시장에 짙은 조정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금 1돈의 시세는 543,488원이었다. 바로 전일인 5월 28일 548,513원과 비교해 5,025원이 내린 수치로, 하루 새 0.9%나 떨어진 값이다. 이례적으로 컸던 하락폭은 시장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았다.  

 

이 움직임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삼성금거래소에서 공개한 국제시세에서도 같은 시각 기준, 금 1돈이 392.58달러(구입 시점), 392.81달러(판매 시점)를 기록했다. 전일에 비해 각각 3.99달러 내려간 값이며, 원화로 따지면 무려 5,513원의 내림세다. 한국과 세계 시장을 관통해 흐르는 하락세는 귀금속이 가진 안전자산 이미지에 미묘한 파문을 던졌다.  

금값, 하루 만에 5천 원 이상 급락…국제시세도 동반 하락세 보여 (금값시세)
금값, 하루 만에 5천 원 이상 급락…국제시세도 동반 하락세 보여 (금값시세)

그 뒤편에는 환율의 움직임도 자리 잡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81원으로 전일에 비해 5.5원 상승하며, 원화의 약세를 의미했다. 통상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금값이 함께 오르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이날은 그런 연쇄가 깨졌다. 환율 상승에도 금값이 동반 하락하며, 국제 시장 금 수요 둔화나 기술적 조정 등 복합적 신호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최근 흐름을 더듬어 보면 금값의 조정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1주일 평균과 비교했을 때 1.3% 하락했고, 30일간 평균보다는 3.1% 더 값이 떨어졌다. 단지 하루 이틀의 소강이 아니라 보다 명확한 조정 국면임을 숫자는 속삭이고 있다.  

 

과거를 돌아볼 때 그 진폭은 더욱 선명해진다. 지난 1년 중 금 1돈의 최고점은 613,238원으로, 현 시세와 비교하면 11.4% 하락했다. 단기 보유 투자자는 손실의 긴장감을 안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1년 최저치였던 327,788원에 비하면 아직 65.8%가량 높은 수익 구간에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기대를 남긴다.  

 

이와 같은 하락의 물결에도 시장의 온기는 식지 않았다. 5월 28일 기준 거래대금은 261억 원에 이르렀다. 거래 열기가 식지 않은 까닭은, 그 안에 러프하게나마 반등을 기대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녹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금시장은 짧은 하락, 그리고 긴 기대가 엇갈리는 공간이다. 환율 상승에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 금은, 투자자에게 다시 한 번 ‘분산’과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단기 변동성은 반전의 움직임을 품을 수 있고, 장기적 수익성은 여전히 견조하게 빛을 머금고 있다.  

 

투자자들은 오늘의 숫자를 조용히 가슴에 새기며, 시장이 내일 품을 또 다른 흐름을 주목할 때다. 금 시세 변동은 보유 자산 운용의 중심에서, 늘 곁에서 속삭이듯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고 있다. 앞으로의 향방을 가늠하려면, 다음 주 국제 경제 지표와 환율·원자재 동향도 담담하게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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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금값#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