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직 지원 의혹 확산”…정혜경, 한화오션 부당노동행위 정면 제기
한화오션의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특정 노조 조직 지원 등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확산되며, 정치권과 노동계가 첨예하게 맞섰다.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실은 14일 한화오션 사측 노무관리 담당자의 업무수첩과 노조 선거 관련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회사가 내부 노조 조직을 조직적으로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정혜경 의원실에 따르면 이번에 제보받은 업무수첩에는 2024년 1월부터 7개월간의 노무관리 계획이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4년 말까지 WR(우리연합) 조직 규모를 2천 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와 함께 "노무관리 안 되는 직·반장은 내리고 올린다"는 인사 불이익 관련 언급도 포함돼 있다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정 의원실은 구체적인 인원수를 제시하는 방식은 조직적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WR은 2022년 대우조선해양 파업 당시 사측 입장에 찬성하며 맞불 집회를 벌인 정규직이 중심이 된 조직으로, 이번 의혹이 단순한 개인 차원의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정 의원실은 "지난해 노조 선거 당시 사측 노무관리 담당자들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려 했다는 정황의 녹취록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정혜경 의원실은 15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과 자료를 근거로 고용노동부에 신속한 조사와 대응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번 의혹은 국회와 노동 현장에서 노동권 훼손 가능성, 회사의 노조 개입 경계 논란을 점화시키고 있다.
한편 한화오션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무관리 담당자들이 별도 업무수첩을 작성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의 업무수첩 역시 누구의 것인지,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녹취록 역시 누가, 어떤 상황에서 발언했는지 알기 어렵고, 한 개인의 언행으로 추정된다”며 조직적인 개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어 “구성원 모두가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노조와의 상호 존중을 기본으로 건강한 노사관계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가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여야와 노동계, 정부의 입장과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회는 이번 정혜경 의원실의 의혹 제기와 추가 자료 공개를 계기로 계열사 노무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점검과 논의를 확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