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방 자립·수출 확대 노린다”…방글라데시, 2조1천억 원 방산 경제구역 추진에 주목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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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9월, 다카(Dhaka)에서 방글라데시(Bangladesh) 정부가 방위산업 경제구역 조성 사업을 공식화했다. 방글라데시 경제구역청(BEZA)은 무기 생산과 국방 현대화를 위한 2조1천억 원(약 15억 달러) 규모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국방 자립과 무기 수출을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이번 조치로 인근 아시아 국가들과 글로벌 방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BEZA의 초우두리 하룬 청장은 9월 열린 군·민관 합동 회의에서 방산 경제구역 추진 결정을 공개하며, 국방 현대화와 공동 투자를 위한 정책적 승인 절차가 이미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조성될 경제구역은 드론·탄환 등 첨단 방산 물자 생산 능력 제고에 중점을 두고, 공공민간파트너십(PPP)과 외국인직접투자(FDI) 방식으로 대규모 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다.

방글라데시, 2조1천억 원 규모 방산 경제구역 조성 추진
방글라데시, 2조1천억 원 규모 방산 경제구역 조성 추진

방글라데시의 이번 행보는 최근 무기 수요 증가와 국방력 강화 압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내수 충족과 수출시장 동시 공략이라는 복합적 목표에 대응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국(USA)의 맥도널 더글러스, 록히드 마틴 등 글로벌 방산 기업 성장 모델을 벤치마킹하며, 민간 부문의 적극적 참여와 첨단 기술 유입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 미국, 중국(China), 튀르키예(Türkiye) 등 주요국의 투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당국은 구체적 국가 명단이나 경제구역 위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방글라데시 평화안보연구소(BIPSS) ANM 무니루자만 소장은 “국제 무기 시장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국가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방글라데시 역시 선제적으로 수출시장 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내수 시장만으로는 산업 기반 확장이 어렵고, 장기적 투자 및 첨단 기술 확보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진단했다.

 

방글라데시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독립 54년이 지났지만 방산 기술·생산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25~30년에 걸친 장기혁신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글로벌 기업·국가와의 협력과 대규모 외자 유치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방산 경제구역 조성과 관련해 로이터, BBC 등 주요 외신들도 “남아시아 신흥국의 국방 경제 도약 실험”이라며, 방글라데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술 이전과 세계 시장 진입에 성공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와 산업계는 향후 방글라데시의 구역 위치 선정, 추가 투자 유치, 기술 이전 방식, 그리고 대외 무기 수출 전략 등 실질적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방글라데시의 방위산업 현대화를 둘러싼 긴 호흡의 경쟁과 협력전이 전망된다고 진단한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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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방산경제구역#투자유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