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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ADC로 파이프라인 확장”…에이비엘바이오, 네옥 바이오 미국 출범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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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 기술을 활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이 글로벌 항암제 시장의 혁신 동력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현지에서 자회사 네옥 바이오(Neok Bio)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네옥 바이오가 홈페이지 개설과 함께 미국에서의 독립적인 임상 개발 행보를 본격화했다고 5일 밝혔다. 업계는 이번 출범을 이중항체 ADC 분야 글로벌 진출의 가속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에서 설립한 네옥 바이오는 이중항체에 기반한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에 특화된 바이오 기업이다. 이번 출범과 동시에 에이비엘바이오는 주요 파이프라인인 ABL206(NEOK001)과 ABL209(NEOK002)의 표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ABL206은 암세포 표면의 ROR1과 B7H3를, ABL209는 EGFR과 MUC1을 각각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ADC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비임상(동물 및 세포) 실험에서 기존 단일표적 항체 ADC에 비해 향상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중항체 ADC는 기존 ADC와 달리 두 개의 서로 다른 암 항원을 동시에 인지한다. 이로써 암세포 결합력과 선택성이 높아지고, 약물(항암제) 전달 효율 또한 증가한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이 방식은 기존 단일항체 기반 ADC가 가진 한계(치료 범위, 정상조직 독성 등)를 넘어서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기존 대비 치료용량범위가 넓어지고, 비임상 단계에서 종양에 대한 선택적 독성도 개선됐다.

 

메인 파이프라인인 ABL206과 ABL209는 다양한 고형암 환자 대상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두 파이프라인의 비임상 연구 및 임상시험계획(IND) 신청까지를 담당하며, 그 이후 1상 임상시험부터는 네옥 바이오가 전담한다. 올해 연말과 내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IND(임상시험계획)를 제출해 내년 중반 실제 환자 대상 1상 임상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초기 임상 데이터는 2027년 공개될 예정이다.

 

이중항체 ADC 기술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앞다투어 투자하는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다양한 ADC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복수 항원 표적을 통한 치료 효율 제고가 최근 산업의 핵심 경쟁 포인트로 부상했다. 네옥 바이오는 미국 현지 네트워크와 임상 개발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식약처 및 미국 FDA의 임상 승인 절차가 고도화되고 있으며, ADC 구성 성분(항체, 링커, 약물 등)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검증이 엄격하게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중항체 ADC는 고효율 항암치료의 새 길을 제시하지만, 임상에서의 예측 불확실성과 글로벌 규제의 벽도 만만치 않다"고 진단한다.

 

마얀크 간디 네옥 바이오 대표는 "당사의 이중항체 ADC는 기존 대비 암세포 내포율과 항암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종양 선택성을 크게 향상시켜, 기존 ADC가 가진 안전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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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네옥바이오#이중항체a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