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오스카 커튼을 걷다”…아카데미 공로상 수상→63세 할리우드 신화로 남았다
조용히 내린 무대 위 한 남자의 걸음에 공기가 달라졌다. 다시금 불 꺼진 스크린 앞에 모인 관객들 사이에서 톰 크루즈의 이름이 조용히 혹은 웅장하게 울렸다. 스턴트와 모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역사를 품은 그의 얼굴엔 63년의 시간과 끝없는 도전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마침내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그의 긴 여정에 오스카 공로상이라는 답을 내렸다.
아카데미 측은 배우 톰 크루즈가 63세 나이에 아카데미 공로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안무가 데비 앨런, 싱어송라이터 돌리 파튼, 미술감독 윈 토머스 등 당대의 창조자들과 함께 오는 11월 16일 로스앤젤레스 오베이션 할리우드의 레이 돌비 볼룸에서 열리는 거버너스 어워즈 무대에 오른다. 이번 수상의 결정적인 이유로는 크루즈가 지켜온 극장 체험의 본질, 스턴트 커뮤니티 및 영화계 전체를 위한 불굴의 헌신, 그리고 무엇보다 수많은 세대에 남긴 강렬한 영감이 꼽힌다. 재닛 양 아카데미 회장은 “산업 자체를 살리려는 집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세계 극장가가 가장 깊은 밤을 걷던 시기에 톰 크루즈는 ‘탑건: 매버릭’으로 관객의 시간과 마음을 다시 스크린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 연이은 대작에서 자신의 몸으로 직접 액션을 펼쳤고, 거대한 예산과 위험까지 품은 도전 정신으로 동시대 관객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그의 투혼과 치열함은 결국 남들과는 다른 무게로 오스카의 문을 두드렸다.
사실 그에게 오스카는 멀고 높은 벽이었다.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전적은 있지만, 아카데미에서는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이번 공로상은 기다림 끝에 도달한 ‘첫 오스카’이자, 그의 이름에 허락된 또 한 번의 전설적 순간이다. 무대 위에 다시 내리는 박수와 함께 톰 크루즈는 이제 ‘명예의 방’ 한가운데서 새로운 역사를 완성한다.
스턴트의 집념, 극장에 대한 신념, 그 누구보다 깊은 영화에의 애정. 이 모든 것이 마지막까지 빛을 잃지 않았던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앞으로도 톰 크루즈의 이름은 영화사 속에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이다. 한편 이번 거버너스 어워즈는 11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베이션 할리우드 레이 돌비 볼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